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 최초’ 광고 금치 가처분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혀 이동통신사들간의 ‘세계 최초’ 논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13일 LG유플러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2일 SK텔레콤의 3밴드 LTE-A TV광고를 금치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광고는 지난 9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상용화’란 당연히 그 기술을 지원하는 판매용 단말기가 출시돼 불특정 일반 소비자들에게 상업적 목적으로 서비스되는 것이어야 한다며,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광고가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LG유플러스의 주장은 앞선 KT의 주장과 궤를 함께 한다. KT 역시 지난달 28일 SK텔레콤이 ‘3밴드 LTE-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즉각 반발하며 “정도 경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KT는 당시 “SK텔레콤은 고객 체험단에 품질 검수를 통과하지 않은 테스트 단말기 100여대를 제공할 뿐이고 분당 서현역 등 한정된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며 상용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체험단에 제공하는 단말기인 ‘갤럭시 노트4 S-LTE’가 공식 출시된 이후에 전량 회수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KT의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어 KT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텔레콤의 광고를 금지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체험용 단말기임은 인정하지만 체험단에게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상용화라고 할 수 있다”고 해명하고, GSA(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가 발간하는 LTE 관련 보고서에도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상용화 사실이 명시됐다며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SK텔레콤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의견에 비중을 두는 분위기다.
◆3밴드 LTE-A, 이럴 만한 가치 있나
하지만 ‘세계 최초’를 둘러싼 논쟁이 진흙탕에 빠져들수록 3밴드 LTE-A 기술이 과연 소비자들에게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다 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3밴드 LTE-A’ 기술은 3가지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서 사용하는 기술인데 이렇게 여러 주파수 대역을 묶게 되면 속도가 높아진다. 특히 각 통신사들은 일반 주파수 대역의 두 배인 광대역 주파수 대역을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진다.
LTE에 비해 광대역 LTE는 광대역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두 배의 속도를 내게 되고 LTE-A는 광대역 주파수 대역에 일반 주파수 대역을 묶기 때문에 3배의 속도가 나온다. 여기에 3밴드 LTE-A는 광대역 주파수 대역에 일반 주파수 대역 2개를 묶기 때문에 기본 LTE에 비해 총 4배의 속도 상승 효과가 생긴다.
이에 따라 LTE 기준 속도가 75Mbps인 점을 감안해 보면 이론적으로 광대역 LTE는 2배인 150Mbps, LTE-A는 3배인 225Mbps, 3밴드 LTE-A는 4배인 3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체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이같은 속도 증대는 다운로드 속도에만 적용되고 업로드 속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업로드 주파수 대역을 묶는 기술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운로드 속도가 증가한다고 해도 대용량 영화를 몇 초만에 받는 다는 식의 이용방법은 속도 체감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데이터 사용량에 한계가 설정돼 있는 만큼 영화를 스마트폰을 자주 받을 만한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체감 속도마저도 기존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
최대 속도로만 따져 보면 산술적으로 1GB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 받을 경우 3밴드 LTE-A는 28초, 3배 빠른 LTE인 ‘광대역 LTE-A'의 경우 37초, 2배 빠른 LTE인 광대역 LTE는 56초다. 모두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가 주로 인터넷이 빠르다고 느끼는 체감 속도는 주로 응답 속도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 응답속도는 서비스 간에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진흙탕 싸움의 결과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와 닿을 것 같지는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통신사들이 분쟁을 벌일수록 소비자들은 ‘3밴드 LTE-A’ 기술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될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해당 기술이 가진 실제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부풀려져 받아들여짐으로써 서비스 이전으로 유인되는 등 현혹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