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수첩 파동’ 당청관계 갈등 재점화
‘김무성 수첩 파동’ 당청관계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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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행정관, ‘문건 배후 K, Y’ 김무성, 유승민 지목

▲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서 발견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배후와 관련된 이니셜 K와 Y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서 발견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배후와 관련된 이니셜 K와 Y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대표의 수첩 속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메모가 적혀있는 것을 한 사진기자에 의해 공개됐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13일 메모 내용 중 K는 김무성 대표 본인, Y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정윤회 문건 파동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당청간의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고 전한 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해 향후 당청관계가 어떻게 될지 그 관심이 집중된다.

◆김무성 수첩 속 ‘정윤회 문건’ 배후 K,Y

김무성 수첩 속 ‘정윤회 문건’ 배후의 인물로 지목된 K와 Y와 관련, 그 주인공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SBS>와의 통화에서 “작년 연말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과 가진 술자리에서 음 행정관이 문건 파동의 배후로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당한 얘기였지만 알고 있으라는 차원”이라며 지난 6일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이런 사실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 사실을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에게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김 대표 수첩에 적혀있던 또 다른 인물로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 음종환·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8일 모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음 행정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언급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후 김 대표는 음 행정관이 언급한 사실을 수첩에 적어놓기만 했다가 뒤늦게 수첩을 뒤적이는 과정에서 카메라에 사진이 찍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음 행정관은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음 행정관이 “(당시 이 전 비대위원에게) ‘박관천 경정은 피라미에 불과하고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배후다. 조 전 비서관은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대 대구에서 배지를 달려는 야심밖에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조 전 비서관의) 얘기를 사실로 믿고, 평론을 하느냐. 섭섭하다’고 얘기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비대위원은 음 행정관의 반박과 관련, “음 행정관이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 얘기를 먼저 한 게 아니라 김 대표와 유 의원 얘기를 먼저 꺼냈다”고 말해 음 행정관과 주장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음해 당하는 것도 기가 막히다”며 “일부 언론에서 내가 일부러 사진에 찍히기 위해 메모를 펼친 것처럼 누명을 씌우니 기가 막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해당 메모 내용을) 어느 자리에서 들었고, 내용이 너무 황당해서 메모해 두었던 것”이라며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어제 수첩 내용을 찾는 와중에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똑같은 심정”이라며 “다만 언론에 보도된 만큼 모든 게 사실대로 빨리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유 의원은 청와대에 음 행정관의 언행에 대한 감찰 등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김무성 수첩 속 문건 배후 논란과 관련해 박지원 의원은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특검 바람 다시 불까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 적힌 K,Y와 관련해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문고리 3인방과 청와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충언 드린다”라고 촉구했다.

이는 새정치연합이 청와대 인적 쇄신을 위해 줄곧 요구했던 특검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비선 국정농단 의혹으로 드러난 권력암투가 이제는 청와대를 넘어 여권 전반으로 확산되며 십상시의 실체와 국정농단의 단면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변인은 “음종환 행정관이 걸어왔던 길을 보면 놀랍지 않을 수도 있다. 십상시의 한 명으로 알려진 음종환 행정관의 말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며 “십상시로 지목된 사람들이 국정도 부족해서 이제는 정치까지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십상시 세력의 오만과 국정농단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된 콩가루 청와대의 모습은 한심함을 넘어서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국정운영을 해나가고 있는지 국민이 걱정하게만 한다”고 우려했다.

한 대변인은 아울러 “대통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만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무성 대표에게 “문건파동 배후 있는 K와 Y를 혼자 밝히려 애쓰지 말고, 두고 보지 마시고, 특검에 일임하는 게 어떻겠는지”라며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선 박지원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4일 박지원 의원은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김무성 수첩=권력투쟁’이라고 해석하는 이유에 대해 “왜냐하면 청와대 문건 사건이 뭔가? 청와대 내부 인사들의 권력투쟁을 자기들이 자료로 작성해가지고 자기들이 유출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 그러한 것을 당에 있는 김무성, 유승민 의원, 즉 박근혜 대통령에게 눈엣가시로 보이는 정적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그러한 권력투쟁이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어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박 의원은 ‘김무성 수첩’과 관련해 “(김무성) 수첩 속 ‘K Y’는 김무성·유승민이랍니다”라며 “청와대 권력투쟁이 눈엣 가시로 보이는 김무성 유승민 두 분에게 겨눠지는 또다른 권력투쟁입니다. 권력은 측근이 원수이고 재벌은 핏줄이 원수란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라고 비판했다.

▲ 청와대 행정관이 새누리당 비박계 핵심인물들을 지목해 이같은 파문이 향후 당청관계에서 문제점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

◆향후 당청 관계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 등이 잠시 진정된 듯 보였으나 김무성 대표의 수첩 파문으로 청와대 공직기강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는 14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수첩에 적힌 ‘청와대 문건파동 배후는 K, Y’라는 메모 속 이니셜 주인공이 ‘김무성, 유승민’이라고 청와대 행정관이 지목했다는 주장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 수첩과 관련한 기사를 어떻게 보는가. (관련설이 나오는 행정관의) 교체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 그는 “사실관계를 청와대 민정이나 정무에서 확인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에 대해서 저도 확인을 해야한다. 안에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것을 포함해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다. 확인이 되면 말씀드릴게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향후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 청와대 각각 대응에 따라 당청이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석에서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이 새누리당 비박계 핵심인물들을 문건 유출의 배후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 회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관계가 다소 멀어진 게 아니냐는 일각의 인식과 관련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고 밝히며 당과 협력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과 청와대는 한 몸으로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청 간에 간극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소통할 만큼 불편 없이 소통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좀 더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첩 파문으로 인해 당청간의 관계가 또 다시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또한 특히 유 의원은 비박계를 대표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잠시 누그러들었던 친박계, 비박계 간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시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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