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류길재 장관, 대통령에 항명하지 마라”
野 “류길재 장관, 대통령에 항명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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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남북대화 노력’ 주문에 류 장관 “北 대화의지 의심”
▲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관계부처에 적극적 노력을 주문했지만,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대화 의지에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밝혀 미묘한 엇갈림을 보였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 의지를 거듭 밝히며 관계부처에 적극적 노력을 주문했지만,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남북대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류길재 장관의 ‘항명’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朴대통령 “어떤 형식이든 허심탄회한 대화 필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및 한미합동군사훈련 등을 문제 삼으면서 물꼬가 트이는 듯 하던 남북대화가 다시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형식의 대화를 하든 국민의 마음을 모아 협상해나가고 북한이 호응해올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노력해달라”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통일부-외교부-국방부-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 같은 주문을 하며 “여러 가지로 엉켜있는 남북관계를 풀고 통일을 준비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허심탄회한 남북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남북교류와 협력의 질을 높이고 작은 협력부터 이뤄가려면 조속히 남북 간에 통일 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거듭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대화론은 정부가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내외신 브리핑에서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며 북한의 진정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허심탄회한 대화부터 하라’고 주문했지만, 류 장관은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미묘한 엇갈림을 보였다.

류 장관은 “단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북한이 전단문제가 중요한 것처럼 작년에 얘기를 하다가 최근엔 군사훈련을 가지고 또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박 대통령이 “북한이 호응해올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한데 대해 류 장관은 “남북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굉장히 답답해 뭔가 당국자들이 노력해달라는 차원으로 이해한다”고 받아들였다.

◆野 “통일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처럼 행동”
류길재 장관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야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명하지 말라”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20일 오전 논평을 내고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해서는 “적절한 말씀”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류길재 장관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화의지가 의심스럽다’며 쓸데없이 북한을 자극하고, 북한과의 합의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남북종단철도’와 ‘이산가족 상봉’ 등 허장성세의 사업계획만을 나열한 것은 대통령의 남북대화의지를 외면한 항명”이라고 맹비난했다.

허 부대변인은 이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갈수록 대화와 협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통일부 본연의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부 장관이 앞장서서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실현불가능한 일방적 선언과 주장은 공안세력 눈치 보기의 반통일적 행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일갈했다.

허 부대변인은 “류길재 장관은 북한을 자극하기보다는 박 대통령의 말씀처럼 ‘실질적 대화’를 위해 ‘유연한 협상’ 전략을 짜고 남북교착상태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며 “통일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처럼 발언하고 행동하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거듭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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