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실적 중간평가, 모비스·건설 웃었다
현대차그룹 실적 중간평가, 모비스·건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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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차·현대위아 동반부진, 현대건설은 ‘예상된 호조’

 

▲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연일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대표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부진에 빠져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각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중 현대모비스만 실적과 목표가 전망에서 홀로 상승세를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기아차·현대위아 줄줄이 ‘울상’
현대차그룹 실적 발표의 포문은 그룹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가 열었다. 22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개최한 2014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연간 496만1877대를 판매해 89조25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2%나 하락한 7조5500억원을 기록해 2010년 5조9185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률도 전년의 9.5%에서 8.5%로 1.0%p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23조5742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 1조8757억원으로 7.9% 감소했다.

이에 현대차는 22일 주가가 3500원(-2.04%) 하락했고 23일 제자리 머문 후 26일 오전 11시 40분 현재 3500원(-2.08%) 하락한 16만4500원을 기록중이다.

증권가도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며 줄줄이 목표가 줄하향에 나서고 있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실적은 쉽지 않은 영업환경을 보여줬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겠지만 신차 효과가 2분기 이후 나타나 단기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하고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다. 그나마 배당을 확대했고 중간 배당도 검토중인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발표 다음날인 23일 기아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7조970억원, 영업이익 2조5725억원, 당기순이익 2조99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2013년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9.0%나 감소한 2조5725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3조원을 하회한 것은 2010년 1조6802억원 이후 4년 만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5.5%에 그쳐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글로벌 판매량이 사상 최대인 300만대 고지를 돌파했지만 해외 공장의 생산 비중 미약, 환율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 등 탓에 외형이 커졌음에도 ‘속 빈 강정’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역시 분기별 기준으로 2012년 4분기의 4042억원 이후 가장 낮은 5006억원에 그쳤다.

이같은 여파로 기아차는 26일 유가증권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 오전 11시 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00원(4.87%%) 하락한 4만6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들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남경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그룹 3사 중 이익 안정성이 가장 낮고 외부 환경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고 설명하고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0% 하향조정한 6만원으로 제시했다. 역시 그나마 배당 확대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위아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위아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7조5956억원, 영업이익 5256억원, 당기순이익 436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7조920억원보다 7.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92억원보다 0.7%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5%에서 올해 6.9%로 0.6%p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250억원으로 2.8% 증가했다.

현대위아가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것은 현대·기아차의 동반 부진의 영향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위아는 차량부품 부문에서 수익성 감소세가 나타났는데, 현대·기아차 판매량 증가세로 차량부품 사업의 매출은 전년 5조7450억원보다 8.3% 증가한 6조221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510억원에서 4470억원으로 0.9%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도 1조9870억원, 영업이익 123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현대위아의 부진한 실적의 영향으로 23일 현대위아의 주가는 3500원(2.16%) 하락했고 26일 오전 11시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000원(1.89%) 하락한 15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도 역시 현대위아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4분기 완성차 판매 증가와 합병 효과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인건비 상승, 합병 비용, 기계부분 악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예상을 하회했다”며 “실적 가시성이 확보될 때까지 현대위아를 업종 내 최선호주에서 제외한다”고 밝히고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내려잡았다.

▲ 나란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현대모비스와 현대건설 중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및 사업 전망 등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으며 증권가가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현대모비스 ‘활짝’, 현대건설 ‘호평’
반면 현대차그룹 내 지배구조에서 최근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시도로 소위 ‘봉인’이 해제된 현대모비스는 기대치를 웃도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홀로 웃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3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706억원으로 2013년보다 5% 늘고 매출이 36조1850억원으로 5.8% 늘었다고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9조8424억원, 영업이익 8807억원으로 각각 2013년 같은 기간보다 6.9%, 1.1% 늘었다. 또한 직전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지난 13일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무산 이후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뒤 조정을 거치는 분위기가 지속됐으나 실적 발표 당일인 23일 4500원(1.80%) 상승해 반등한 이후 26일 오전 11시4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000원(1.18%) 오른 25만8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도 특히 7년 연속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 올해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기아차와 달리 중국 매출이 연결 실적에 집계되고, 러시아 관련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는 애프터서비스 부품이 세계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비교적 일정한 수익을 창출한다”고 설명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논의도 현대모비스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 높은 33만원으로 올렸다.

영업이익이 무려 20% 이상 폭증한 현대건설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23일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7조3870억원, 영업이익 9589억원, 당기순이익 58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4.7%, 20.9%, 3.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현대건설은 5조134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일부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 반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610억원을 올려 25.8% 증가했다.

다만 증권가는 현대건설의 이같은 실적 호조에 호평을 보내면서도 어느 정도 예상된 수준이라며 목표가를 유지하거나 낮추고 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66조8000억원의 풍부한 수주 잔고(해외 46조6000억원 포함)로 안정적인 외형성장이 가능하다”면서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5000원을 유지했다.

반면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베네주엘라 및 쿠웨이트 공사 마진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수주잔고마진율은 상승트렌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매출화속도를 감안하면 2015년 실적추정치를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6만4000원으로 5.8% 하향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주가는 실적 발표일 당일에 900원(2.23%) 상승한 후 26일 오전 11시 40분 현재 800원(1.94%) 오른 4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인 현대차그룹에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계열사들인 현대제철(29일), 현대글로비스·현대로템(30일)의 향방으로 옮겨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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