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원과 에너지라는 전지구적인 과제(1)
[기고] 자원과 에너지라는 전지구적인 과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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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마을 롯카쇼무라 체험기

▲ 롯카쇼무라. 사진=아라카와 씨 제공

2011년 예기치못한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났다. 이 두 재해는 전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학계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자연재해와 원전의 문제를 비롯해 나아가 학술전반에 대한 깊은 자성과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이즈음 일본의 종합연구대학대학원 학융합센터의 연구비 조성으로 시작된 문과와 이과를 통합한 학술통합(학융합)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었다. 과학정책과 문리통합형 연구의 본연의 자세에 대해 제언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에너지」 「생명」 「정보」 「과학정책」의 네 개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출발한 「에너지」반은 가네코 쓰토무(金子務·오사카부립대학 명예교수)의 리드로 2010년도부터 지구 환경 문제가 문제되는 시대에 인류의 생활에 있어서 에너지는 무엇인가 라고 하는 근본적인 과제에 착수하고 있었지만, 다음해의 도호쿠 자연재해와 그로인한 후쿠시마원전문제는 일본산학계의 최선단을 이끌어 온 이들에게도 큰 충격과 자성의 기회를 주었다. 원전을 둘러싼 문제와 학술 본연의 자세에 대해 에너지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 『에너지를 생각한다』이다.

제1부는 물리과학자를 중심으로 일본에서의 과학기술사의 흐름을 뒤돌아보며 에너지를 둘러싼 제반 문제를 검토하고, 특히 원자핵의 세계적 흐름과 일본원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후쿠시마 원전의 현실을 둘러싼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2부는 물리학, 유전학, 노동사회과학, 종교학이라는 각자의 관점에서 생명과 에너지의 관계를 논했다. 그리고 제3부에서는 인문과학의 입장에서 동서양의 에너지개념을 정리하고, 제반학술의 계통수의 흐름과 현상들을 검토하고 학술통합과 관련한 인문학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했다.

이 중에서도 제1부의 제5장과 제6장에서는 3.11동일본 재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본의 원자핵기술개발의 흐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두고 원자핵과 에너지에 대한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구 차원의 ‘에너지 문제’를 비롯해서 ‘원자핵 병기문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둘러싼 주민의 생명과 결부된 ‘안전문제’ 등은 지금의 한국에서도 동시진행형으로 공유할 사안들이다. 특히 자원과 에너지문제, 사회 곳곳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전국민적인 각성과 예방 대비책 등을 두고 정책입안자와 국민간의 상호이해와 공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비판과 주장은 너무나 쉽다. 그러나 입장이 다른 상대와 대화하며 새로운 미래를 함께 창조하며 공유하고자하는 일은 엄청난 인고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최근 들어 더욱 냉각화되었다는 한일관계, 한반도를 둘러싼 제반문제 또한 이와 같은 전지구적인 공통의 과제를 통해 새로운 미래가 창조되기를 바란다. 때문에 국경을 넘어 함께 생각하고 모색해가는 논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은 현재 후쿠시마현의 주민이며 일본의 원전을 가장 가까이서 체험하며 살아 온 과학사가 아라카와 히로시(荒川紘)의 논고를 소개한다.


원전 마을 롯카쇼무라(六所村) 
1. 아오모리현(靑森縣) 시모키타반도(下北半島)


일본의 혼슈(本州) 북단에 위치하는 시모키타(下北) 반도는, 한냉지라서 벼농사에는 적합하지 않은 토지였지만, 낙농과 목축이 발달하고, 좋은 어장의 혜택을 받아서 어업도 왕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반도의 각지에는, 원자력 발전소와 원전관련 시설이 설립되어, 후쿠시마(福島)의 원전사고가 있었던 후에도 원전관련 시설의 건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생긴 형태 때문에 큰 도끼(鍛)반도라고 불리어져 온 시모키타반도 (下北半島)는 지금은 「핵의 반도」입니다.

▲ 시모기타반도. 사진=아라카와 씨 제공

무쓰(陸奧)만 최대의 항구인 오미나토(大湊)항은 1969년에 진수한 원자력선(무쓰)의 모항이었습니다. 그런데, 태평양해상에서 행해진 항행 시험 중에 방사선누설 사고를 일으켜 어민의 맹렬한 반대를 받아서 오미나토(大湊)항에 귀항할 수 없어, 쓰가루 해협(津輕海崍)에 면한 해안에 신설된 세키네하마(關根浜) 항에 회항되어, 그 후, 무쓰로부터는 원자로가 철거되었습니다. 그러나, 원자력선 무쓰로 인해 시모키타반도 (下北半島)는 핵의 반도화를 만드는 선구가 된 것 같습니다.

시모키타반도(下北半島)에서 최초로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가 도호쿠전력(東北電力)의 히가시도오리(東通) 원전입니다. 장소는 태평양측의 히가시도오리(東通) 마을, 1988년에 착공해서 2005년에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그 옆에서는 도쿄전력(東京電力)도 원전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반도북단의 오마(大間)마을에는 전원개발주식회사(J파워)가 오마원전을 건설 중입니다.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혼합 산화물MOX(목스) 연료를 전용으로 하는 세계에서 최초의 원전입니다.

1980년대가 되면, 일본의 전력 10개사에서 조직하는 전기사업연합회에서 히가시도오리무라(東通村)의 남쪽, 시모키타반도의 죽지(날개죽지)에 있는 롯카쇼무라 (六所村)에 사용을 끝낸 핵연료를 재이용하는 핵연료사이클 기지를 입지하는 신청을 했습니다. 아오모리현(靑森縣) 지사가 수용을 회답하자, 롯카쇼무라에서는 마을을 둘로 나누는 심한 대립을 한 끝에 수용으로 움직였습니다.

토쿄전력(東電)을 최대주주로 하는 전력회사와 일본 원자력발전이 출자한 일본 핵연료산업과 일본 핵연료 서비스(이후 합병해서 일본 핵연료주식회사가 됨)는 토지를 매수, 거기에 저레벨 방사성폐기물저장관리센터, 재처리공장에 이어서 고레벨 방사성폐기물저장관리센터라고 하는 4점 세트의 원전관련 시설을 750헥타르라고 하는 부지에 건설했습니다. 차에 태워진 채로 주변을 둘러보아도 광대함을 느끼기만 할 뿐입니다. 일반인은 시설을 견학할 수 없습니다. 롯카쇼원전연료PR센터의 3층에서 그 일부를 조망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우라늄 농축 공장에서는 천연 우라늄을 원전의 연료용으로 농축합니다. 저레벨 방사성폐기물저장관리센터라고 하는 것은, 전국의 원전에서 발생한 비교적 낮은 방사능을 가진 폐기물의 매설 시설입니다. 핵연료사이클의 중핵이 되는 재처리공장은 각 원전에서 생긴 사용 후의 핵연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꺼내어, 원전의 연료로 재이용 하려고 하는 시설입니다.

재처리 상에서 생기는 고레벨 방사성폐기물은 고레벨 방사성폐기물저장관리센터에서 저장·관리됩니다. 현재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MOX연료의 공장도 건설 중입니다. 이와 같은 롯카쇼무라(六所村)에서는 원전보다도 훨씬 다량의 방사능이 취급됩니다.

원전에서는 우라늄의 핵분열이 멈추어도, 원자로 내에 쌓인 방사성 물질은 붕괴열을 계속해서 내므로, 냉각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에 실패해서 노심(爐心) 용해 멜트다운(meltdown)에 이른 것이 토쿄전력(東電)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입니다.

평시에도 사용이 끝나 원자로에서 꺼낸 핵연료는 붕괴열을 계속해서 발생하므로, 먼저 원전의 다테야(建屋)내에 마련된 연료저장풀에 담가서 냉각 보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저장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도쿄전력(東京電力)과 일본 원자력발전(이바라키현(茨城縣) 도카이무라(東海村)와 후쿠이현(福井縣) 쓰루가시(敦賀市)에 원전을 가지고 있는 발전을 전문으로하는 전력회사입니다)은 2013년에 무쓰의 새로운 모항이 된 세키네하마(關根浜)항에 사용이 끝난 연료중간저장 시설을 완성했습니다.

「핵의 반도」는 원전뿐만 아니라, 전국의 원전에서 발생하는 「핵 쓰레기」의 집적지인 것에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 롯카쇼무라(六所村)입니다. 

 

[이 글을 기고한 박미정 씨는 국제일본문화센턴연구원이자 교토대학 비상근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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