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전세난으로 서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의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전셋값이면 살 수 있어 전세난을 피하려는 2~3인 가구 사이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5일 기준 서울 빌라 거래량은 2053건으로 지난해 1월(2024건) 거래량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844건)과 비교해 보면 증가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아직 1월이 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올해 서울 지역의 1월 빌라 거래량은 최근 5년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11년 1월(2076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연간 기준 빌라 거래량도 4만177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만2931건) 이후 가장 많았다. 빌라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은평구(4344건), 강서구(3152건), 송파구(2178건), 관악구(2176건)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빌라 시세도 지난해 8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KB국민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의 빌라 가격은 8월 이후의 가파른 상승세의 영향으로 연평균 0.34% 올라, 2년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 꾸준히 빌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급매물 위주로 팔리고 있다”며 “시세도 3~4년 전 보다 평균 2000만~3000만원씩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빌라의 인기는 아파트 전세난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특히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다 보니 비슷한 값이면 살 수 있는 빌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빌라가격은 2억3268만원이었고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1864만원으로 빌라보다 8000만원 이상 비싸다.
이러다보니 빌라 신축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신축 빌라는 2011년 2만4751가구(준공 기준)였지만 이듬해부터 매년 3만가구 넘게 공급되고 있다.
여기에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빌라를 찾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안 그래도 전셋집이 부족한데 올해는 본격적으로 강남권 재건축발 이주 특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이사 예정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1만여 가구에 달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