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대표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오염물질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고, 자동차회사들도 규제 충족을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고안해 내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규제 충족을 위해 자동차회사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려 한다.
이미 규제는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교토의정서를 꼽는데, 유럽의 경우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130g 이하로 규제했다. 가솔린 자동차종의 연비로 환산하면 리터당 19.1Km를 주행해야 된다는 말이다. 2020년에는 100g 이하로 규제할 예정이다. 그래서 일본도 2015년까지 현재보다 연비를 20% 개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간 휘발유 자동차 연비효율에 소극적이었던 미국도 도로쿄통안전국이 평균연비제도로 불리는 카페(CAFÉ)라는 기준을 제정했다. 2010년까지 승용차는 리터당 15.3Km, 경트럭은 12.2Km를 달성해야 하고, 2020년에는 평균 14.9Km를 충족시켜야 한다. 현재 미국 평균연비가 10.6Km임을 감안하면 무려 40%이상 효율을 높여야 하는 셈이다.
그럼 자동차회사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해야 되는데, 어찌 해야 할까? 크게 보면 경량화, 동력의 다양화, 새로운 에너지원의 확보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빨리, 그리고 손쉽게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경량화다. 이런 경량화를 하려면 소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우리가 취약한 부분이 바로 소재다. 특히 기초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이 뒤처져 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경량화를 이뤄내고 있을까? 자동차 무게를 1% 줄이면 연비를 1% 올릴 수 있다. 무게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질을 바꾸는 것이다. 자동차는 대부분 철로 이뤄져 있는데, 철의 비중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무게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최근 철 대신 폴리에스테르나 폴리카보네이트 등의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비철금속으로 많이 바뀌는 추세다. 심지어 작물소재도 등장했다.
아무리 그래도 플라스틱 사용이 많을 것이다. 플라스틱의 경우 무게가 철의 14% 수준 밖에 안 된다. 그래서 요즘 플라스틱 자동차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 현대자동차가 ‘카르막’이라는 컨셉트카를 전시한 적이 있는데, 내외 소재가 모두 플라스틱이다. 페트병 용기 900개 분량이 사용된 것이다.
스위스 린스피드라는 컨셉카 전문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투명자동차 ‘엑사시스’를 전시해 화제가 됐다. 마크롤론이라는 새로운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마크롤론은 충격 강도가 유리의 250배 정도지만 무게는 유리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렇게 해서 자동차 무게를 750Kg으로 완성했다.
또한,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 비철금속도 적지 않게 사용된다. 알루미늄 합금은 무게가 철의 35%에 불과하지만 기계적 성질이 뛰어나 항공기를 비롯한 경량구조 재료로 많이 사용돼 왔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승용차 연비를 50% 향상시켜야 한다는 정부 규제에 따라 주철 엔진을 알루미늄 엔진으로 교체한 바도 있는데, 현재 알루미늄은 엔진뿐 아니라 자동차체에도 일부 적용되는 중이다.
예를 들어 혼다 스포츠카 NSX와 아우디 A8, 아우디 TT등은 100% 알루미늄을 자동차체로 사용하는 차종이다. 마그네슘도 요즘 들어 인기다. 가장 가벼운 금속이기 때문이다. 무게가 철의 25%, 알루미늄의 60%다. 특히 고온에 더 강한데, 현재까지는 일부에만 사용한다.
자동차가 부드러운 것도 있다. 공기로 부풀려 타는 자동차 위스퍼가 있는데, 전동 펌프를 활용해 공기를 주입하면 자동차체가 부풀어 올라 완전한 모양의 자동차가 된다. 부품 및 타이어 유리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직물과 비슷한 소재로 사용한다.
물론 평범한 직물은 아니다. 미 항공우주국이 화성 표면에 탐사 로봇을 떨어트릴 때 사용하는 에어백과 동일한 소재다. 칼로 그어도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질기고, 내부는 다층구조로 돼 있어 공기가 새지 않는다. 이 위스퍼의 무게는 217Kg으로 성인남자 3명정도의 무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