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등 대기업들, 중소기업 위장해 1000억대 납품
삼표 등 대기업들, 중소기업 위장해 1000억대 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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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중소기업 설립해 중소기업 전용 조달시장 참여
▲ 28일 중소기업청이 삼표, 유진기업, 쌍용양회 등 일부 대·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1000억원대의 납품을 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

삼표와 케이씨씨홀딩스, 유진기업, 쌍용양회 등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공공조달시장에서 1000억원대의 납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청은 28일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한 3만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조사를 벌인 결과, 19개 대·중견기업이 26개 위장 중소기업을 만들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26개 위장중소기업들은 2013년 474억원, 2014년 540억원 등 총 1014억원을 불법적으로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레미콘 기업 삼표는 연 매출이 63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위장업체를 설립했다. 삼표는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공공조달시장 참여를 위해 알엠씨와 유니콘, 남동레미콘 등 중소 레미콘 기업 5곳을 설립해 25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만드는 유진기업도 2곳의 위장중소기업을 통해 88억원을, 쌍용양회는 1곳에서 59억원을 벌었습니다.

규모 면에서는 케이씨씨홀딩스가 설립한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인 시스원이 2년간 476억원을 공공조달시장에 불법으로 납품해 전체 적발금액의 약 47% 수준을 차지했다. 이어 남동레미콘(삼표 설립)이 247억원, 남부산업(유진기업 설립) 88억원, 화창산업(쌍용양회) 60억원 등의 순이다.

중기청은 “케이씨씨홀딩스는 SW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20억원 미만의 사업에 입찰 참여가 금지되면서 위장 중소기업인 시스원을 통해 입찰에 참여, 중소기업의 몫을 가로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SW업종의 위장 중소기업이 26개 중 9개(36%)로 가장 많았다. 중기청은 “20억원 미만의 SW 관련 입찰에 대·중견기업 참여가 금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3년에는 83%가 레미콘 업종에 집중됐다.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한 대·중견기업들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 출자자로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사례가 많았다. 납입자본금을 넘는 금액을 대·중견기업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거나 대·중견기업 대표·임원이 중소기업 대표·임원을 겸임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청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 조달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 확인서를 허위·거짓으로 발급받은 기업은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최수규 중기청 차장은 “위장 중소기업 실태조사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구축의 일환”이라며 “공공조달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을 영구히 퇴출시켜 정직한 중소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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