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호남총리론’을 제기해 ‘충청 소외’ 논란을 일으켰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 대표 후보가 관련한 잇따른 비난에 정면으로 맞서고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28일 오후 긴급성명을 내고 “최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제 언급을 놓고 새누리당이 연일 저를 공격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남비방 성명에 가까운, 도를 넘는 비방도 서슴지 않는다. 대단히 염치없고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제1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과정에 상대 당 대표로 출마한 사람에게 함부로 후보직 사퇴니 정계은퇴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도의가 아니다”며 “상대 당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려는 나쁜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완구 의원은 총리 후보자로서 국회 검증을 앞두고 있다”며 “인사검증 당사자를 감싸기 위해 상대 당의 대표 후보에게 금도를 넘는 정치적 공격을 벌이는 것은 물 타기 혹은 인사 청문회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 말을 악의적으로 곡해해 지역갈등 소재로 악용하는 것이야말로 지역감정 조장”이라며 “저는 박근혜 정부 내내 이뤄진 反국민통합적 인사를 지적하며, 이번엔 반대 50%를 포용할 수 있는 통합형 인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상징의 하나로 호남 출신을 발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호남을 방문해 ‘국민대통합을 위해 호남출신 장관을 배출했어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 다음 총리는 호남출신이 되기를 바라고,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얘기와 하나 다르지 않다”며 “새누리당의 적반하장 태도에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역공을 펼쳤다.

문 후보는 특히, “지금 박근혜 정권의 지역차별은 사상 최악이다. 박정희 정권도 이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며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대탕평 인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만큼 처참히 폐기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남 출신 인사들이 주요 인사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면 호남에 대한 인사배려는 찾기 어렵다. 특히 전북의 경우 장관 차관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오죽하면 김무성 대표가 호남을 방문해 호남총리 관철노력을 약속했겠냐”며 “충청이라고 크게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든 지역균형 인사에 나름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우리 전통인데, 오로지 박근혜 정권에서는 최소한의 기본적 배려 개념조차 없다. 인사 철학도 그럴 의지도 없기 때문”이라며 “이 정도면 지역편중 정도가 아니다. 지역을 가장 심하게 차별한 역사상 최악의 정권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 기회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대체 충청을 위해 뭘 했는지도 묻고 싶다”며 “새누리당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추진하는 것에도 반대했고, 이전이 결정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수정을 시도했다. 그런데도 충청을 위해 끊임없이 헌신해 온 것처럼 갑자기 들고 일어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맹비난했다.

문 후보는 이에, 새누리당에 대해 “남의 당 전당대회에 개입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특히 상대 당 전당대회에 끼어들어 특정후보 죽이기 소재로 지역차별을 악용하지 말고, 저와 국민대토론을 통해 실상과 위기를 따져보자는 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거듭 “행정수도 이전이나 행복도시가 찌그러질 때 입도 못 뗀 새누리당 인사들은 내세우지 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당 대표가 나서서 저랑 이 정권의 지역차별 문제에 대해 공개토론을 해도 좋다. 당당히 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후보는 끝으로 “저는 전당대회 과정이든, 당 대표가 된 이후든 지역 차별과 지역감정 조장 문제에 대해선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아 밝혔다.

한편, 문재인 후보는 지난 26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당연히 호남인사를 발탁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충청권의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문 후보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고 흠을 잡은 것이 아니다”며 “만약 제 발언으로 충청분들에게 서운함을 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었다.

정흥진 기자 presshj@sisafocus.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