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사실상 공식화 … 기자간담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0일 당 대표직 사퇴 시한과 관련해 "내달 16일 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박 대표가 2007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공식화한 첫 발언이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일 (2007년 12월19일) 1년6개월 전에 당권, 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에 따라 내달 16일 대표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사퇴 시한인 "내달 18일은 일요일, 17일은 토요일인 만큼 금요일인 16일에 그만두겠다" 고 말해 당내 경선 출마용 사퇴임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출마선언으로 봐도 되느냐" 는 기자들 질문에 웃으면서 "가능성을 열어놨다 고만 봐달라"고 답했다.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다" 며 대선출마 문제를 피했던 예전과 달리 발언 수위가 한 단계 진전된 것이다. 박 대표는 "다른 분들은 (대선 경선 준비) 사무실을 마련한다고 하던데…"라며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그간의 대표직 수행에 대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수권 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데 주력했고, 그것만 열심히 했다"며 "사(私)적 이해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고 자평 했다. 또 자신의 리더십이 '실험적 리더십'으로 불리는 것과 관련, "대표가 된 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며 "의원에게 자율을 줬고, 싸우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7월 전대에서 선출될 '관리형 대표'의 3가지 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당 개혁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고,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대선 경선을 관리할 수 있으며, 당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사퇴하면 한나라당은 오는 7월10일 전후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때까지 대표 대행체제로 운영되며, 지방선거 후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의 당 복귀와 함께 본격적인 대선 분위기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표 대행은 직전 전대 득표순위에 따라 원희룡. 김영선. 이강두. 이규택 최고위원 등의 순으로 임명되지만, 7월 최고위원 경선 및 내년 대선후보 경선 출마 희망자는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누가 대표 대행이 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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