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LG전자 사장이 유럽가전전시(IFA 2014)기간 중 자사 세탁기를 파손했다며 고소하고 나서면서 양사의 치열한 기 싸움이 세간의 이목을 끈 가운데, ‘영원한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지난 29일 나란히 발표됐다.
두 회사의 성적표를 확인한 결과, 반도체와 휴대전화 부문은 삼성전자의 압승이었고 나머지 생활가전 부문에서 양사는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 반도체…LG, 가전 ‘효자’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15조2721억원의 매출과 27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와 비교해 삼성전자는 매출 52조7300억원, 영업이익 5조2900억원을 달성하며 LG전자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3.5배, 19배 높은 실적을 보였다.
유독 두드러진 격차를 보였던 부문은 휴대전화 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무선사업부를 포함한 IM(IT&Mobile communications) 부문에서 매출 26조2900억원, 영업이익 1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3분기의 매출 36조5천7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3분의 1로 줄어든 수준이지만 여전히 한 분기에 2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4의 글로벌 확산 등으로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확대돼 평균 판매 가격(ASP)이 상승했다”며 “유통재고가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교해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4분기 3조7831억원의 매출과 6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째 흑자 흐름을 이어 나갔지만 삼성전자 IM 부문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시장별로 ‘선택과 집중’ ‘경쟁력 있는 모델 정예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투트랙 전략을 지속 전개할 계획”이라면서 “G3에서 인정받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 나가면서도 동시에 중저가시장에서도 G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확대 적용해 경쟁 우위를 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LG 전자는 “시장선도 제품과 브랜드력 강화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수익성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 반도체와 휴대전화를 제외한 생활가전 부문에서 양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준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의 4분기매출액은 14조천700억원, 영업이익은 1천8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이들 가전을 HE(홈엔터테인먼트), HA(홈어플라이언스), AE(에어컨·에너지솔루션) 등 3개 사업본부로 나눠 맡고 있는데 이들의 4분기 실적을 합치면 총 매출액은 9조887억원, 영업이익은 90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삼성이 1.26%, LG가 1%로 비슷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LG측이 삼성 보다 앞서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은 지난해 4분기 7조500억원의 매출과 4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G전자의 사업부문은 아니지만 LG디스플레이는 동기 매출 8조3419억원, 영업이익 625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율은 삼성이 6.7%, LG 디스플레이가 7.5%로 LG디스플레이가 근소하게 앞섰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