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대출도 '아는 기업', 기업·신한·우리은행 80% 몰빵
기술금융대출도 '아는 기업', 기업·신한·우리은행 80%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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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기업 대출, 기업 12%·우리 19%·신한 21% 불과
▲ 신한은행 등의 기술금융대출이 아는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래텀

우수은행으로 평가 받은 신한·우리은행이 기술금융 대출의 80%를 기존 아는 기업에 집중으로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도 기술금융 대출의 88%가 아는 기업이었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하라는 당초 취지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은행 혁신성 평가 1위에 오른 신한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실적(지난해 7월~11월)은 1조2782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중 신규거래기업 대출은 2809억 원으로 비중이 22%에 그쳤다. 나머지 9973억 원은 기존 거래기업에 대출해준 것.

혁신성 평가 2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신규기업 비중이 더 낮았다. 같은 기간 총 기술금융 대출은 9761억 원인데 반해, 신규기업 대출은 1945억 원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19%다.

특수은행인 점으로 혁신성 평가 순위에서 제외됐던 기업은행의 신규기업 비중은 지방은행까지 포함해 가장 낮았다(신규 대출이 없었던 제주은행 제외). 기업은행은 총 대출액이 1조2501억 원이었으나 신규거래기업 비중이 1621억 원에 불과했다. 고작 12%만 신규기업 대출이었던 셈이다.

혁신성평가에서는 순위가 낮았던 씨티은행의 신규기업 대출 비중이 높았다. 기술금융 56억 원 중 33억 원이 신규기업 대출이었다. 비중은 58%에 달한다. 하나은행도 총 기술금융 대출액 8042억 원중 51%인 4103억 원이 신규 대출이었다. 수협의 경우도 신규대출 비중이 75%였다.

전체 18개 은행들의 총 기술금융 대출액 5조8278억 원중 신규기업 대출은 1조5751억 원으로 27%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신규기업만 발굴해서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채울 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말까지 7500건의 대출건수 목표치를 제시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순위를 매기고 금전적으로 페널티를 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과열 현상이 빚어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신학용 의원은 "기술금융은 기술력을 가진 신생기업을 키우겠다는 취지에 맞게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목표치를 높게 설정하고 몸집을 불리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지원되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시사포커스 / 박효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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