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4일 오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돌이켜보면 지난 2년 동안 국민의 말을 듣기보다 청와대 말을 너무 들어서 오히려 청와대도 어려워지고, 당도 어려워졌다”고 당‧청이 처한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이나 내각에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말을 그냥 조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왜냐면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임명한 사람이 아니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이 선출한 사람이다. 국민이 선출한 사람들이 청와대 한 마디 한다고 무조건 따라갔던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 그래서 청와대 지지도가 올라갔는가. 뭐가 잘 되었느냐”며 “점점 내리막길 아닌가. 바로 그 원리를 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임명받은 사람은 임명권자가 말하면 듣는 척이라도 해야 되지만 우리는 선출된 사람”이라며 “국민이 선출해 줬으면 국민의 말을 들어야 되지 누구의 말을 듣는 것이냐”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자리 배치가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중진의원들이 앉고 우측에는 최고위원과 당직자가 앉아 있는 점을 두고 “왼쪽에 앉았다가 오른쪽에 가면 다소 보수적이 된다. 그런데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다소 진보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이것이 좌우가 잘 조화돼 당을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밖에 맹자에 나오는 “오십구비(五十九非)”라는 표현을 인용해 “공자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는데 ‘지나간 것은 항상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새로 출발한다.’ 이런 정신을 가져야 개인이든 당이든 나라든 된다고 본다”면서 “지금까지 해 온 것은 다 잘못 됐다고 생각하고 오늘부터 새로 한다, 그렇게 해야 변화가 되고 혁신이 되고 진보되는 것이지 매일 지난날에 연연하고 지난날에 이어가려고 하면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증세 논란과 관련해서 이 의원은 “담뱃세를 느닷없이 2,000원 올려 2~3조 돈 더 거둬들이고, 연말정산 느닷없이 해서 2~3조 돈 거둬들여 5~6조를 더 거둬들였으면 그것이 증세지 서민들이 정부에 후원금을 준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것을 인정하고 복지부분을 다시 손을 대든지 해야지 서민 주머니의 돈은 나갔고 그 돈이 정부로 들어갔는데 ‘증세는 없다’고 이렇게 말하면 나라가 안 된다”며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에서 적절히 논의해 이제 1년 동안 정말 정직하게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