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건설의 법정관리로 콜옵션이 해지된 종합물류회사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눈독을 보이는 기업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KTB 프라이빗에쿼티(PE)는 올 1분기 안에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관련 기업들이 동부익스프레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는 농협, 롯데, 신세계 등이 거론된다. 농협은 최근 택배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로 기존 택배 업체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홍콩계 사모펀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로젠택배와 KGB 택배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2013년 이미 큐캐피탈과 공동으로 동부익스프레스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고 지난해 말 택배 진출설이 불거졌을 때도 동부익스프레스의 인수가능성이 떠올랐던 전례가 있다.
최근 일본의 오릭스와 함께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롯데 역시 잠재적 후보로 꼽힌다. 현재 1위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와 함께 빅3로 꼽히는 현대로지스틱스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롯데도 택배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유통산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롯데는 택배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롯데그룹은 택배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재무적 투자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신세계는 동부익스프레스 자체보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지분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지분 48.29%를 보유한 신세계는 50% 이상의 지분 확보를 위해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11%의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는 KTB PE 측에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의 인수를 제안했다. 다만 당시는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KTB PE가 동부익스프레스의 통매각과 함께 사업부별 매각 여부도 함께 고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신세계가 지분 인수를 재추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KTB PE 컨소시엄과 큐캐피탈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동부익스프레스를 3100억원에 인수했으나 직접 경영할 여력이 없고 물류업 확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잠재적 인수후보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돼 왔다.
KTB PE는 지난해 5월 동부그룹에 동부익스프레스의 경영권과 동부건설에 앞으로 동부익스프레스를 되사올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주면서 지분 100%를 3100억원에 인수해 원래대로라면 동부그룹이 되찾아 올 수 있었다.
하지만 KTB PE는 당시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콜옵션을 해지하고 KTB PE가 동부익스프레스를 재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달았다. 따라서 지난해 말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KTB PE는 동부익스프레스를 매각할 수 있게 됐다.
동부익스프레스는 2013년 기준 연결매출액 8106억원과 영업이익 528억원, 영업이익률 6.5%를 달성했다. 동부익스프레스 100% 지분의 가치는 85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