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전당대회 이후가 더 심상찮다
새정치, 전당대회 이후가 더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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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 진 친다며 ‘문재인, 정계은퇴 시사 vs 박지원, 탈당 언급’
▲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가 당대표 경선에서 패배할 시 정계은퇴 또는 탈당을 시사했다. 전당대회 과정보다 전당대회 이후가 더 우려스럽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가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 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승자가 패자의 손을 잡아주고, 패자는 승자를 위해 박수 쳐주는 미덕은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둘 중 누군가는 정치적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막장으로 경선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치열한 네거티브 정쟁을 펼쳐오던 문재인-박지원 두 후보는 모두 이번 전당대회에 사실상 정치 생명을 건 분위기다. 박지원 후보는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 권유를 받았음을 밝혔고, 문재인 후보는 경선 패배 시 정계은퇴를 강하게 시사했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둘 중 한 명은 정계를 떠나든가, 당에서 떠나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됐다. 이는 결국 2.8전당대회 이후 당이 친노 또는 비노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음을 예고한다.

이번 2.8전당대회에 담긴 당심과 민심은 화합과 통합을 통해 고질적 계파갈등을 청산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느 한 쪽이 백기투항하지 않는 이상 계파 갈등이 청산될 수 없다는 어두운 면만 더욱 부각시켜 놓고 말았다. 전당대회 이후가 오히려 더 심상찮은 상황이다.

◆통합과 단결은 어디로? 文 vs 朴 치킨게임
박지원 후보는 5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이 불합리하게 변경됐다며 강하게 성토하면서 ‘왜 중도에 (경선 후보를) 사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탈당을 강하게 권하는 외부나 내부 인사들이 많았다”며 “어떻게 그러한 것들(친노)을 믿고 정치하느냐, 처음부터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분당해서 새로운 신당을 창당하자 그런 권유도 있었다”고 밝혔다. 당 대표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박 후보는 “저는 어떤 경우에도 분열해서 패배의 길로 갈 것이 아니라 통합-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는 것이 김대중-노무현 정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확대된 해석에는 경계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도 거듭 “만약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되면 도로 반칙당이 될 것”이라며 “박지원이 당 대표가 되면 이러한 것을 혁신하는 변화와 기적을 반드시 국민 앞에 보여드리고 싶어 종주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단결의 가치를 지키고 있지만,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반칙당이 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주변의 신당 창당 권유도 더욱 거세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박 후보는 앞서 지난달에는 서울 23개 지역 합동간담회에서 “2017년 정권교체가 되면 저는 홀연히 정치를 떠나야 한다. 제가 그 이상 하면 욕심”이라며 “정권교체가 되면 홀연히 떠나겠다. 그래서 제 눈 치료도 하고, 건강 보살피면서 살겠다”고 정계은퇴의 뜻을 밝힌 바도 있었다.

박지원 후보의 이 같은 결의에 맞서 문재인 후보도 같은 날 오후 성명을 내고 “이번에 당 대표가 안 되어도,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그 다음 제 역할은 없다”며 “세 번의 죽을 고비가 제 앞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당 대표에 선출되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문 후보의 이 같은 성명은 참모들이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가 직접 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친노 핵심 관계자는 “그다음 역할이 없다는 것은 정계은퇴를 의미한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문 후보는 성명에서 “당을 살리고 총선승리를 이끌면 대표로서의 제 임무는 끝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 대표로 선출되면 총선까지만 당 대표직을 수행하고, 직후에는 곧바로 대권도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즉 당 대표에 선출되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할 것이며, 당 대표에 선출되면 총선을 진두지휘한 후 대권도전에 곧바로 나설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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