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통령’이라고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전이 20여일 간의 선거운동기간에 본격 돌입했다.
9일 중기중앙회 선거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기중앙회장 선거 후보자들은 지난 6~7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8일 추첨을 통해 후보자들의 기호 순서 결정을 마무리함으로써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들 순서는 1번부터 5번까지 서병문(71) 주물조합 이사장, 박성택(58) 아스콘연합회 회장, 이재광(56) 전기조합 이사장, 박주봉(58)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 김용구(75) 전 중기중앙회장 순이다.
이들 다섯 명의 후보들은 선거일인 27일까지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선거공보 발송, 선전벽보 부착, 홍보 인쇄물 발송, 합동연설회 개최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중 후보자합동연설회는 오는 11일 1차 연설회가 개최되고 2차는 투표일인 27일 진행된다. 투표 안내문 발송일은 오는 20일이고, 선거인 명부는 26일 확정된다.
선거 당일 1차 투표에서는 528명의 선거인 즉, 중기중앙회 회원단체 대표 가운데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으면 많은 표를 얻은 두 명이 참여하는 2차 결선투표가 치뤄진다.
따라서 압도적인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후보간의 합종연횡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업계에서는 극심한 경쟁 구도가 오래 지속될 경우 유권자를 잡기 위한 금품선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서울시 선관위는 후보로 추천받기 위해 추천인 한 명당 천만원이 건네졌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후보자별 주요 약력과 공약을 살펴보면 기호 1번인 서병문 후보는 경북 영주 출신으로 중기중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서 후보는 불공정 거래행위인 경제3불(거래불공정, 시장불균형, 제조불합리)을 근절하고 소기업을 위해 ‘신(新)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추진한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이 제도는 기술이나 생산 능력을 갖추고도 시장 경험과 마케팅 인력 부족으로 판로개척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제도다.
기호 2번인 박성택 후보는 경기 안성 출신으로 중기중앙회 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선진국형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게 하고 조합 위주의 조직으로 기능하게 하며 중소기업·소상공인·소기업이 최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등 3대 분야 선진화 기반 구축을 실천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이를 위해 조합 공동 구매·물류회사 설립, ‘지역별 공동 비즈니스 오피스 센터’ 구축, ‘단체인증 우선구매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재광 후보는 충남 홍성 출생으로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동반성장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후보는 돈 걱정 없는 협동조합을 위해 운영기금을 1000억원 이상 확대하고 협동조합금융 500억원 조성 및 전담기관 설립 등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판로 확보를 위해 홈앤쇼핑 조합지원 전담팀 설치, 공동판매 자회사 설립 등을 제안했다. 회장 업무를 대외·대내·협동조합 3개 분야로 나눠 부회장에게 위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주봉 후보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중기중앙회 부회장을 지냈다. 박 후보는 협동조합 지원기금 1000억원 조성, 협동조합 사업영토 확장, ‘희망119 서비스(가칭)’ 도입으로 협동조합 민원 해결, 3대 수수료(신용카드 수수료, 보증부대출금리, 홈앤쇼핑 수수료) 대폭 인하 등을 강조했다. 특히 박 후보는 공공부문에서 중소기업청장이 지정·공고하는 물품 또는 용역의 구매를 협동조합과 단체수의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구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2004년 중기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가 2008년 18대 국회에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김 후보는 내부 조직 정비로 중기중앙회를 중소업계에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지난 2006년 폐지된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부활, ‘중소기업 단체적 수의계약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중앙회 인력을 지방 연합회에 파견하는 등 인력·예산의 지원으로 중앙과 지방간 격차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