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재인 맞서 계파 한데 뭉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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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친박 모임 재차 연기…당내 미묘한 기류 변화

▲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재인 의원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되면서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문재인 신임 당 대표가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여당은 하루 앞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과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또 지난 8일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 전원이 만찬에 참석하면서 최근 복지, 증세 논란과 관련해 고조됐던 계파갈등을 접고 새로운 야당 지도부에 맞서는 준비 태세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대야 관계 ‘긴장상태’ 전환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당대표로 문재인 의원이 당선된 가운데 새누리당은 같은 날 신임 원내지도부 취임 후 첫 지도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첫 회동을 가진 가운데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문 대표는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계가 여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고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일이다. 이를 잘 반영해서 여당이 항상 양보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야당이) 무리한 요구만 안하신다면…(양보하겠다)”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이제는 조금은 각오를 하셔야 한다”고 응수했고 김 대표는 “아이고, 너무 세게 하지는 마시고…”라고 맞받았다.

앞서 문 대표는 취임 일성을 통해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만큼 긴장국면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른 여야 관계 역시 긴장 관계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문 대표의 ‘전면전’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새누리당 쇄신 의원모임 ‘아침소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전날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밝힌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침소리’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9일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언급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협박이며, 국민에 대한 으름장에 다름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과거 문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문 대표는 자신이 운동권 대표인지 제 1야당의 대표인지 아직도 구분 못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8일 원내지도부 취임 후 첫 최고위원단 만찬회동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했던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년도 부족해서 새로운 3년의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잘못됐다) 정치는 전쟁이 아니고 정책으로 대결해야 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최고위원은 “정치는 정말 국민의 입장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뭔가를 알아서 정책으로 대결을 벌일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정치를 전쟁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별로 소망스럽지 못한 용어”라고 비판했다.

◆계파갈등 고조될까, 잠식될까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와의 긴장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최근 친박계 모임을 재차 연기하고 지도부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당내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앞서 새누리당 일각에선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그리고 원내수석부대표까지 비박계가 장악하자 당내 계파 관계가 더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증세, 복지 논쟁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입장 차를 보이면서 계파 갈등이 확산 조짐을 보이기도 한 것이다.

지난 4일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열린 최고중진회의에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한구, 강창희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은 지역구 행사, 해외 출장 등을 내세워 회의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내심 불편함을 드러내며 사실상의 회의 보이콧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5일 김무성 대표와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은 회의에 참석해 일부 언론의 의도적인 당무 보이콧에 대해 “하루 만에 당무를 거부하다가 복귀한 사람”이라며 “당무거부를 하루 하는 사람이 있느냐. 추리소설을 너무 많이 쓰신다”며 계파 갈등 시각을 일축했다.

이어 서 최고위원은 “집권당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당정청은 칸막이 없는 한 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쪽이 물이 새도 한쪽만 살겠다고 피할 곳도 피할 방법도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여권의 결속을 강조했다.

또 서 최고위원은 “우리가 새누리당 정권이다. 우리 모두는 새누리당 정권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어려운 문제는 완급조절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9일 새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대여 강경노선을 밝히면서 새누리당은 일단 계파갈등을 접고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지도부 만찬에 참석한데 이어,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이달로 연기했던 토론회를 재차 연기하는 등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그동안 고조됐던 당내 계파갈등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한편, 계파 의원들이 협력해 새정치연합과 맞서 ‘증세 없는 복지’ 논쟁, 공무원연금 개혁,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국회 현안을 해결해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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