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역대 최악의 전세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0%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1일 발간한 ‘2014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실질 주택전세가격은 2013년 4분기보다 3.0% 상승하고 매매가격은 1.3% 증가했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매매가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아파트 매매가에 대한 전세가격 비율이 역대 최고수준인 70.0%를 기록, 최근 가중되고 있는 전세난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KDI는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은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발생하는 전세의 기회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시장의 조정과정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의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아파트 전세가율은 대체로 지방 대도시들 위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오히려 수도권은 평균보다 낮은 67.6%를 기록했고 부산도 69.6%로 전국 평균을 하회했다. 반면 대구(75.4%), 광주(78.2%), 대전(71.0%), 울산(72.0%)은 평균보다 높았다.
아파트 물량의 비중이 큰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지방 대도시보다 낮다는 점은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더욱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분기 수도권의 전세가격이 3.7% 상승, 비수도권 상승률 2.4%보다 컸다는 점 역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KDI는 “올해 1분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2000년 이후 평균인 3만7607호를 크게 하회하는 1만9549호로 예상돼 전세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매매 실질가격 상승률은 비수도권이 2.7%, 수도권이 0.5%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공급물량 축소 등에 따라 아파트 매매 실질가격이 올랐다.
한편 지난해 아파트를 포함한 총 주택매매 거래량은 100만5173건으로 전년대비 18.0% 증가해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4분기 수도권만 보면 13만5568건으로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했다.
4분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29만1555건으로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했다. 2006년 이후의 분기 평균 22만4557건을 30% 상회했다.
월세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년동월대비 -2.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월대비로도 전월과 유사하게 0.1% 하락했다. 이에 따라 KDI는 지난해 4분기 주택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총평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