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은 사실상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 내에서 반대표가 발생 여부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158명 중 156명이 본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10명 가량이 반대표를 던지면 동의안은 부결될 수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이완구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일부 국회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오, 거듭 반대 의사 시사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158명 중 구속된 조현룡, 송광호 의원을 제외한 156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10명가량이 반대표를 던지게 되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이 부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의원들이 부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반대표의 발생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임명동의안 투표는 익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 후보자가 총리 후보자의 끊임없는 의혹과 논란으로 인한 여론 악화에 따라 민심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소신 투표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당내 비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 인준 반대를 시사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 군자(君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小人)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공자가 논어 이인(里仁) 편 “군자유어의(君子喩於義), 소인유어리(小人喩於利)”라고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백성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표결을 앞둔 만큼 당 지도부가 이 후보자에 대한 당론 표결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에도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총리 후보자(임명안을) 단독 처리하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나”라며 “인사 문제를 단독 처리하는 경우는 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임명안은) 처리하고 끝나지만, 국회는 또 이어져야 하고 야당과 계속 정치를 해야하는데 (단독 처리는) 무리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의원은 임명동의안에 대한 당론 표결 문제에 대해서도 “인사 문제는 당론으로 하지 않는다”고 반대의 뜻을 표했다.
◆유승민, 리더십 첫 시험대

새누리당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에 대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과반수 통과를 위한 표단속에 나서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 본회의 출석을 독려하는 등 표단속에 주력하는 한편, 여당의 이탈표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내일은 여야 간 합의한 의사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라며 “(새누리당에서) 이탈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야당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야당에)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하시는 분들이 들어와서 반대표를 던지면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또한 새누리당은 본회의에 새정치민주연합이 불참할 가능성과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염두해 두면서 여당 내 반대표가 발생할 것에 대해서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표결 처리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는 첫 시험대로 보여진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 당시 이주영 의원을 무려 19표 차이로 당선됐다. 그만큼 당내 의원들은 이주영 의원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기대를 가지고 표를 행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이 후보자의 인준안에 대한 반대표를 최소화하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최대 과제로 거론된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지역 여론에 민감한 충청 출신 의원들이나 이 후보자와의 개인적 친소 관계가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한 인준안 통과에 대한 책임론과 반대표를 둘러싼 내부 후폭풍에 휩싸여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