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조선3사, 희망퇴직 잡음에 ‘몸살’
현대重그룹 조선3사, 희망퇴직 잡음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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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은 완료…현대重은 5~60명 남아
▲ 강제 희망퇴직 논란으로 사무직 노조까지 설립되는 등 갈등을 빚은 현대중공업과 더불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강제 희망퇴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이 최근 사무직 과장급 이상에 대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희망퇴직을 완료한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그룹 내 조선3사가 일제히 ‘찍퇴’ 의혹을 받으며 희망퇴직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17일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을 90% 정도 마무리했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미 희망퇴직을 완료하고 퇴직 처리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상자에게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일거리 뺏기, 야간 근로 금지 등의 강제력을 동원한다는 제보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그룹 내 조선3사가 모두 ‘찍퇴’(희망퇴직 대상을 선정해 강요하는 것)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현대重 덮친 ‘찍퇴’ 논란, 계열사로 확산
실제로 최근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근로자들이 ‘찍퇴’를 당하고 있다며 지난달 현대중공업에 설립된 일반직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9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노조지회 우남용 지회장은 다수의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사무직 근로자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종용받았다는 문자와 전화를 받았다며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여유 인력 해소를 위한 희망퇴직에 가깝다”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우 지회장은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사실상의 강제퇴직 종용이 이어지고 있어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과장급 이상 고졸학력자가 우선 대상이라는 제보도 들어왔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미 현대중공업은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1500여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회사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공개되고 대상자의 연장 근로를 금지하거나 사내 전산망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이 같은 갈등은 창사 이래 최초로 일반직 노조가 설립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찍퇴’에 관한 제보가 잇따랐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양사 관계자들은 이번 희망퇴직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답변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삼호중공업 근로자들에게서 문의가 많이 온 게 맞다”면서 “양사를 현대중공업에서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에서 이뤄진 일들은 대부분 양사에서도 똑같이 발생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희망퇴직자로 선정된 사람들에 대한 업무 배제 등의 강제 조치들이 실제로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한 “양사의 대상자들도 결국 버티지 못하고 나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찍퇴’ 논란에 대해 “희망자에 대한 퇴직을 진행하는 것이며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고, 희망자들에 한해 퇴직이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자들의 유형에 대해서 “대상자가 크게 세 부류로 나눠지는데, 우선적으로 (업무에) 적합하지 못한 직원들, 정년을 2~3년 앞두고 창업준비 등의 이유로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 일할 만큼 했다며 휴식을 원하는 직원들이 주로 포함된다”고 분류해 ‘찍퇴’ 논란을 부인했다.

▲ 이미 강제 희망퇴직에 대해 부인한 현대중공업 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도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노조 측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重그룹, 희망퇴직 마무리 단계
한편 복수의 노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의 희망퇴직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은 사무직 과장급 이상 15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은 3800명의 임직원 중 사무직 과장급 이상인 700명 중 성과가 낮은 일부의 감축을 완료했고, 현대삼호중공업도 4400명의 임직원 가운데 주로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기준과 유사하게 일부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 전체 차원에서 진행됐던 것”이라며 “대상자 규모가 미미하고 이미 퇴직처리까지 완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규모와 기준에 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도 “희망퇴직과 관련해 퇴직 처리까지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규모 역시 매우 작아 희망퇴직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다”며 “매년 실시하는 인력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번에도 진행된 것인데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희망퇴직과 연관돼 크게 보이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도 규모와 기준에 대해 밝히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달부터 진행되고 있는 사무직 과장급 이상 대상자 1500여명은 희망퇴직을 통해 대부분은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 관계자는 “매일같이 나와 버티자고 독려했지만 결국 대부분 못버티고 나가시더라”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상자들은 거의 다 나가고 5~60명 정도 남아서 버티고 있지만 회사 측에서 일거리를 주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회사 측에서도 ‘버티니까 살더라’라는 전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쉽게 일거리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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