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부문 강세 동부하이텍, 중국에 넘어가나
비메모리 부문 강세 동부하이텍, 중국에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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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9위…삼성전자·SK하이닉스와는 성격 달라
▲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순위 9위권인 동부하이텍의 재매각에 중국 기업이 관심을 나타냈다.ⓒ뉴시스

국내 유일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전문기업인 동부하이텍의 재매각에 중국 기업이 관심을 표했다. 이에 1997년 동부전자로 출발해 오랜 기간 공들여 쌓아온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부문 노하우가 중국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부하이텍은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 SMIC와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아직까지는 단순한 협의 수준이고, 다음 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조건과 가격 등 구속력 있는 바인딩 오퍼(binding offer)가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 이후 다시 공개입찰을 진행한 건 없고 프라이빗 딜 형태로 가고 있다”면서 “중국 SMIC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MIC는 중국 정부로부터 강력한 원조를 받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의 주력제품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종합 반도체 회사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CMOS 이미지 센서(CIS)와 전력반도체(PMIC), 디지털 오디오 앰프칩, 디스플레이 구동칩(LDI) 등을 만든다.

1997년 동부전자로 출발한 동부하이텍은 2001년 이후 지금까지 2조3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이 투입됐으며 현재 6000억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에 지불한 이자만해도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동부그룹 핵심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은 자금난에 봉착한 동부가 2013년 12월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처음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이후 상당수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 의향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이에이와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으로 구성된 IA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IA컨소시엄은 지난 연말 인수자금 조달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해야 했다.

그런데 동부하이텍이 최근 실적발표에서 2001년 반도체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후 14년 만에 처음 연간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 5677억원에 영업이익 437억원을 올린 것이다. 실적 호조에 따라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서 동부하이텍의 매수가는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하이텍은 세계 파운드리 업계 순위 9위권으로 한국 업체 중에는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드는 기업이다.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만일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면, 수많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에도 상당한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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