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호남 표심 잡기에 정성
한나라, 호남 표심 잡기에 정성
  • 김윤재
  • 승인 2006.05.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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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 받아주소서”
한나라당이 호남표심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지방 선거때마다 지지율이 3% 안팎에 머물고 있는 광주의 민심을 보듬기위해 당 지도부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삼고초려’를 하고 있다. 관계 재설정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5.18이다. 한나라당은 선거 때마다 호남을 포기하다시피했다. 그러다보니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3.6%를 득표했다. ‘탄핵 역풍’도 작용했지만 2004년 총선에선 광주 7개 지역구에 1명만이 후보로 나서 720표를 얻었다. 2002년 지방선거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선거 때는 민주노동당에도 2만5천표가량 뒤졌다. 그랬던 한나라당이 올해는 확 바뀌었다. 광주를 선거운동의 출발지로 삼았다. 5·31 지방선거 공식운동 첫날인 18일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가 5·18 기념식에 참석한 뒤 시당에서 출정식을 한다. 박대표는 5·18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충장로에서 첫 지원 유세도 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의 ‘변화’는 박대표의 힘이 크다. 박대표는 2004년 3월 대표에 취임한 뒤 첫 방문지로 최대 취약지인 광주를 택했다. 당시 박대표는 충장로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박대표는 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이 해 5·18 기념식과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에 참석했다. 8월에는 의원 연찬회를 전남 구례에서 한 뒤 의원들과 함께 처음으로 망월동 묘역을 단체참배 했다. 지난해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과거사’를 사과하기도 했다. 박대표의 측근은 “정권을 잡으려면 호남 없이는 안된다는 판단도 했겠지만 국민 통합 없이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없다는 게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도 적극적으로 박 대표를 돕고 있다. 정의화 당 ‘지역화합발전 특위’ 위원장이 중심이 돼 한 달에 한번꼴로 호남을 찾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남에 폭설이 내리자 원희룡 최고위원이 아예 현지에 머물며 피해 복구지원을 약속 하기도 했다. 당 소속 광역·기초단체 및 지방의회까지 나서 눈을 치웠다. 하지만 아직 한나라당이 갈 길은 멀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광주 출신인 이정현 부대변인은 “호남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인정이 전제되지 않으면 호남의 문을 열 수 없다”며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말했다. 5·18로 극명하게 표출된 호남에 대한 정치·경제·사회적 소외를 깨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노력을 인정하는 것에서 ‘호남에 다가가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관건은 진정성”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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