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 사의를 표명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후임으로 이병기 국정원장을 전격 내정한데 대해 여야가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오늘 신임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정원장을 내정했다. 대통령을 잘 알고 청와대를 잘 아는 분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적재적소의 인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외교와 정무 경험이 풍부한 정보통으로서, 왕실장으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지향형 실무 비서실장으로 청와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와 함께 정무특보단에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임명됐다”며 “현역 국회의원을 정무 특보에 임명한 것은 국회와의 소통 강화에 힘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올해가 박근혜 대통령 3년차로 본격적인 정부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대통령을 잘 보필해 원활한 국정운영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덧붙여 당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을 국정운영의 중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잘못된 인사”라며 “인사혁신을 통해 국정운영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불통 인사이며, 국민 소통과 거리가 먼 숨 막히는 회전문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소통과 국민 통합에 매진해야 할 비서실장에 현직 국정원장을 임명해서 정보정치, 공안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특보단 인사도 국민의 목소리를 직언할 인사로 구성되길 기대했으나 친박 친위부대가 대거 포진된 점도 매우 유감스럽다. 이병호 국정원장 내정 또한 국정원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여망을 무시한 실망스러운 인사”라고 덧붙여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