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내정 파장, 당청갈등 다시 불붙나?
이병기 내정 파장, 당청갈등 다시 불붙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 대변인 호평했지만, 유승민 “건의 반영 안됐다. 유감”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이병기 국정원장을 내정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유감의 뜻을 밝혔다. 봉합되는 듯 했던 당청갈등이 다시 불붙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장고 끝에 이병기 국정원장을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내정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 내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이병기 내정자 인선을 발표한 직후, 당 대변인인 권은희 대변인은 관련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잘 알고 청와대를 잘 아는 분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적재적소의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호평했다.

권 대변인은 특히, “외교와 정무 경험이 풍부한 정보통으로서, 왕실장으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지향형 실무 비서실장으로 청와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왕실장으로 군림했다’고 평가하며, 이병기 내정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표한 것이다.

또 정무특보단에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 등 여당 현역 의원들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서도 “국회와의 소통 강화에 힘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읽힌다”고 거듭 긍정평가했다.

하지만, 유승민 원내대표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병기 내정에 대해 “국정원장을 하신 지 얼마 안 된 분이 가셔서 그 부분은 조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당 대변인의 메시지와 원내대표의 메시지가 차이를 보인 것이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을 맡았으니 당정청 대화하는 데 박근혜 정부 성공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반대’까지 입장을 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주호영-김재원-윤상현 의원 등 당내 의원들이 정무특보단으로 임명된데 대해서도 “현직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인데 정무특보는 대통령의 특별보좌역”이라며 “현직 국회의원이 정무특보가 되는 데 대해 문제의식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의식들을 드러낸 유 원내대표는 “내가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에게 건의 드린 부분은 반영이 안 됐다”면서 “정무특보단을 두실 것 같으면 야당이나 당내 소외된 그룹과 잘 대화가 될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렸었다”고 거듭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날 청와대 인사에 직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건의가 전혀 수용되지 않았던 점에서 당청관계에 다시 비상등이 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여전한 ‘불통’을 지적한 것이고, 이는 2.10 청와대 회동 이후 다소 봉합되는 듯했던 당청갈등의 불씨를 다시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