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한나라 5곳 모두 독주…우리당 추격 안간힘
5·31 지방선거 후보등록 첫째날인 지난 16, 17일 이틀간 재산 납세 병적기록 및 금고형 이상의 전과 기록과 최종 학력증명서 등의 첨부서류를 구비해 관할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한 뒤 18일부터 30일까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날 열린우리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석준 부산시장 후보는 후보등록이 시작된 이날 오전 9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를 각각 찾아 후보등록을 마친 뒤 필승을 다짐했다. 한나라당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께 후보등록했다. 경남에선 이날 오전 도지사 선거에 나선 우리당 김두관 후보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민노당 문성현 후보, 국민중심당 김재주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울산은 시장 후보로 나선 우리당 심규명, 한나라당 박맹우, 민노당 노옥희 후보가 각각 후보등록을 마친 뒤 선거전에 나섰다. 이들 광역단체장 외에 일부 후보들이 이날 오전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마치는 등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의 후보등록도 잇따랐다.
부산시선관위는 후보자등록 마감시각인 17일 오후 5시까지 부산에서 예비후보 등록인원 662명보다 적은 600명 정도가 후보로 등록해 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전공' 살린 표심 잡기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는 16일 오전 9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등록을 마친 뒤 필승을 다짐했다.
오 후보는 등록 직후 우리당 광역 및 기초의회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출마의 변을 밝혔다.
오 후보는 한나라당 일당독점이 부산의 위기를 몰고 왔다는 점과 이는 부산 발전을 위해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오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8일 오전 배를 타고 남항을 출발해 북항으로 들어오는 이벤트를 준비. 이 행사는 부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바다를 통해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점과 북항재개발과 관련한 유라시아 관문 프로젝트의 성공이 부산의 발전을 좌우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오 후보측은 밝혔다
선거 공약으로 지방정부 혁신, 지역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부동산투기 억제, 교육양극화 해소 등 10개 분야, 94개 공약이 마련됐다.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높이기 위해 주택규모에 따라 부양가족수, 소득수준, 무주택 기간 등의 가점제를 도입해 당첨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주택청약제도를 대폭 개편키로 했다. 저축금액도 하향 조정하고 출산 장려를 위해 3자녀 이상을 둔 무주택 가정을 국민주택 특별공급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 '민생경제 회생'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도 이날 오전 10시 후보등록을 하고 18일에는 오전 8시 부산민주공원 충혼탑을 참배하는 것으로 출정식 겸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이어 오전 10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진 뒤 부산롯데호텔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첫 거리유세에 나선다.
허 후보측은 "거리 유세에선 부산의 세계도시 도약을 위해서는 안정적 연속적 시정수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게 될 것"이라며 또한 "19일 전체 120여개 공약을 발표한 뒤 유세를 돌면서 분야별 세부공약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7대 중점 공약으로 △대학 등록금 절반 줄이기 △경승용차 취득·등록세 면제 △GPS 휴대전화를 통한 전국민 긴급 구호시스템 마련 △영유아 양육 조부모 육아수당 지급 등을 제시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제3기 신도시 건설, 전용 임대아파트도시(렌탈타운) 조성, 아파트 후분양제 실시 등을 발표했으며, 여성 관련 공약으로 기존의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한 '개방형 육아지원센터' 설립을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김석준 후보… '서민복지와 양극화 해소'
민주노동당 김석준 후보 또한 이날 오전 9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등록을 마친 뒤 필승을 다짐했다. 이어 18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지역 지방선거 출마후보들이 모두 참석하는 가운데 출정식 겸 기자회견을 갖기로 되어있다. 장소를 시청으로 한 이유는 시청과 시의회를 확실히 접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망쳐놓은 부산을 서민행복특별시로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첫 유세에 나선다.
김 후보는 자신의 정책선거를 뒷받침할 정책투어를 실시한다는 방침 아래 의료나 보육 대중교통 환경 등 다양한 의제에 맞춰 관련 장소나 시설물을 찾아다니며 현 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쟁점화할 계획이다. 선거공약으로△지역복지재정 확충 △사회적 약자 위한 주민복지실현 △고용·분배 어우러진 경제 △서민위한 개발·환경 정책 △주민중심 지방권력·생활자치 실현 등 5개 핵심과제로 구성된다. 또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강제화해 집없는 서민들에게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하고 시·군·구별로 임대주택비율을 20%로 확보하는 임대주택 쿼터제 도입을 내세웠다.
◆분주한 경남지사 후보 4인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4당 후보들은 후보등록 첫날인 16일 일제히 등록을 마치고 저마다 필승의지를 다졌다. 각당의 경남도지사 후보들은 지난 주말 유권자들의 표심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공략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냈다.
▲열린우리당 김두관 후보
열린우리당 김두관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한나라당 김태호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준혁신도시(마산시)는 허구이며, 남해안시대 프로젝트도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김후보는 이에 따라 "남해군수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경험을 살려 마산을 되살릴 '뉴 마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행정구역도 4대 광역자치도시로 개편하는 한편 약화된 경남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힘있는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 이장출신이다. 남해종고와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36세의 나이에 남해군수에 당선됐다. 남해군수를 연임한뒤 자치행정수장인 행정자 치부장관에 올랐다. 이어 열린우리당 경남도당 대표, 대통령정무 특별보좌관을 역임한뒤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됐다. 행자부장관 발탁 당시 학력과 경력 파괴의 상징으로 화제를 모았고, 지역주의 타파와 지방분권을 통한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화를 주창하기도 했다.
청년 시절 재야단체인 민통련에서 활동하면서 구속됐고 남해신문을 창간하기도 했다. 남해군수 시절에는 기자실을 없애는 등 혁신을 주도해 관심을 끌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도지사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1년뒤 행자부 장관에 발탁됐지만 8개월만에 야당의 반대로 물러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하동 ·남해 후보로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최고위 원 자리도 재도전 끝에 3위로 당선됐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는 "2년 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도지사직을 수행해 오면서 현안 과제였던 통합을 이루고 경남이 나아가야 할 미래비전이 수립된 만큼 앞으로는 이를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이제 남해안시대 프로젝트의 구체화, 일자리 창출, 혁신 및 준혁신도시의 실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 등을 위해 도민들의 지지와 믿음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민선 최연소 도지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혜성처럼 나타난 정치 신인' '차세대 지도자'라는 말들이 따라붙는다.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40대 도백의 패기와 겸손을 갖춘 인물로 평가한다.
김 지사는 나이에 비해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거창농고에서 서울대 농대에 진학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대에서 강사생활도 했다. 그의 정치 행보는 대학 시절 부친과 막역한 사이였던 김동영 전 장관 집에서 하숙생활을 하면서 민주산악회 '짐꾼' 노릇을 한 것이 인연이 돼 시작됐다. 1992년 이강두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그 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으로 차세대 정치인의 기반을 다졌다. 1998년 여의도연구소 실장 자리를 던지고 고향 거창에서 광역의원선거에 도전해 당선, 2002년에는 군수에 당선됐다. 김혁규 전 도지사의 중도 하차로 치러진 2004년 6·5 보궐선 거에서 42세의 나이로 도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후보
민주노동당 문성현 후보는 "한나라당 일당 독식 체제와 개발 위주의 예산편성으로는 사회양극화를 해소할 수 없고 제대로 된 경남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과 차별화된 복지정책으로 '제대로 된 경남'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기존의 개발 위주 예산편성에서 복지정책 쪽으로 대폭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춘'을 노동운동에 고스란히 바친 문 후보는 대학졸업 후 1979년 경남 창원의 동양기계(지금의 S&T중공업 ·옛 통일중공업) 프레스공으로 노동계에 투신했다. 1985년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그는 1988년 경남노동자협의회 의장과 이듬해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공동의장에 오르며 노동운동의 중심인물로 성장했다. 이후 1993년 전노협 사무총장을 거쳐 1999년 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을 지내는 등 단병호·심상정 의원과 함께 '문단심'으로 불릴 만큼 민주노총 '중앙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2000년 민주노동당 입당과 함께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으며 2004년 경남도당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11월 전 지도부의 사퇴 에 따른 임시지도부에 합류, 올 2월 당대표로 선출됐다.
▲국민중심당 김재주 후보
국민중심당 김재주 후보는 "경남도정에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만큼 경남도와 중앙부처에서 근무한 경험과 경륜을 가진 후보가 필요하다"며 "인기에 영합해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과거 중앙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농가부채를 해결하는 한편 올림픽 경남 유치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경남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공무원' 출신이다. 1965년 부산시교육청 공무원으로 시작해 무려 33년간 공직에 근무했다. 이 세월 동안 몸에 익힌 성실함과 행정 경험이 그가 내세우는 무기다. 김 후보는 "기반이 취약한 경남 지역에서 국민중심당 후보로 나온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왔던 공직생활 때의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기초단체장 뛰는 사람들… 창원시
경남의 정치 1번지인 창원시장 선거는 열린우리당의 진광현(42), 현 시장인 한나라당 박완수(51), 민주당의 박광열(33), 민주노동당의 손석형(47) 후보 등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청 등 관공서가 모인 행정도시, 국내 대표적 공업도시의 특성상 지지층이 제각각인 후보들이 부동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 지에 당락이 좌우될 전망이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장으로 사회활동을 한 열린우리당 진 후보는 "창원을 드림시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산업구조의 체질을 개선해 신 성장동력인 산업용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청년실업자 구제를 위한 맞춤형 취업 알선, 이전될 39사단부지에 유비쿼터스 시범단지 조성 등 도시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마산-창원-진해 통합도시를 추진키 위한 중추적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시민의 참여행정 추진, 주민소환제 조기 정착, 양성평등, 국내 최고의 마을도서관 모델도시를 육성하는 등 즐겁고 유쾌한 복지·환경·교육·문화의 도시로 가꾸겠다"는 각오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재 보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박 후보는'기업사랑운동'의 전령사로 "창원의 경제구조를 자본집약형에서 지식집약형 첨단산업도시로 바꾸겠다"며 시민협력의 리더십, 도시경쟁력 강화, 삶의 질 향상으로 '고품격 도시 창원'을 만들기 위해 '더 잘하겠습니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박 후보는 "세계도시 창원을 만들고 시민들의 신뢰를 받는 깨끗한 시정으로 고부가 지식첨단산업을 육성, 도·농 모두 잘 사는 창원을 만들겠다"며 역점적으로 펼쳐온 기업사랑 운동과 고부가가치 산업창출 사업 등을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이 반드시 시장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노동운동으로 지역기반을 다진 민노당 손 후보는 '사람 사랑'을 위해 노동자 농민 서민들이 살기 힘들어지는 창원시의 위기를 극복하고 일등도시 창원, 평생 살고 싶은 도시 창원을 위한 희망의 후보자임을 부각시켜 절대우위의 지지를 받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도시·대표일꾼'임을 내세운 손 후보는 고용안정, 일자리 창출, 노동생산성 운동으로 창원경제를 살리고 편중된 이익으로 일관된 계획도시의 개발문제 해결, 고용안전 인센티브 및 패널티제 도입, 개발수익기부제도 도입 등을 주요 공약을 제시하고 산업·복지·문화자치의 창원시로 혁신시키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 박 후보는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 최근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그는 "창원대 국립한의대 유치, 고교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 설치, 장학회 설립, 학생대축제, 저소득층 학생 교육비·생활비 지급, 자전거타기 활성화 등 교육, 환경, 복지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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