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기현(36, 인천유나이티드)이 은퇴 후 지도자로 새출발한다.
설기현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은퇴 기자회견을 마련해주신 정몽규 회장님과 축구협회 관계자께 감사드린다. 황망한 가운데에서도 결정을 존중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워주신 김도훈 감독님과 구단 프런트께 송구스럽고 고맙다”고 밝혔다.
설기현은 지난 2000년 대한축구협회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에 선발돼 벨기에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후 벨기에 안더레흐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 레딩, 풀럼 등을 거쳤다.
설기현은 “처음에는 벨기에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른 채 유럽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기쁨 마음으로 갔다.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뛰다보니 주위에 많은 리그가 있고 영국의 최고 리그인 프리미어리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쉽지 않았지만 노력을 통해 프리미어리거로 발을 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회자될 2002년 월드컵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은 내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이고, 얼마나 큰 사랑을 팬들께 받았는지 자자손손 일깨워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기현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0-1로 끌려가던 가운데 후반 막판 동점골로 4강 신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설기현은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처음 할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여기서 시작을 해 인정을 받으면 K리그에서의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해외로 진출해 좋은 팀과 그곳의 대표팀 감독을 하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설기현은 “선수로서 많은 것을 누렸지만 지도자로서 그 이상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늘 만족하지 않고 발전하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