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5·31지방선거 전북·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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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삼
  • 승인 2006.05.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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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표심 잡기 불꽃 튀는 "혈투"
호남 민심은 5.31 지방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열린당인가, 민주당인가? 호남의 선택에 대한 관심은 비단 호남 지역에서의 승패 때문만은 아니다. 호남의 향배는 선거의 최대 승부 처인 수도권 호남 유권자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쳐 전국 판세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열린당과 민주당이 '호남계승론'을 놓고 혈투를 벌이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은'전보다 많은 지지를', 민주노동당은 '5.18민주화투쟁 계승'을 부르짖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승패가 전체 판도를 좌우하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호남의 민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기세가 달라지는 분위기다. 90%의 지지율을 받으며 호남에서 일어나 전국 과반의석을 휩쓸었던 집권여당의 경우 호남민심의 향배가 곧 다음 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 것. '호남지역당'을 차처하고 있는 민주당도 호남을 넘겨줄 경우 존립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도 호남에서 얼마나 표를 끌어오느냐가 전국정당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신(新) 북풍 부나? 여야의 호남쟁탈전에 이어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발언'은 이번 지방선거에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5·31 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까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역단체 16곳 가운데 한나라당이 전반적으로 우세하고 열린당과 민주당이 2곳 정도 앞서는 형국이다. 하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혼전 지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표율, 대북양보 발언,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등 '북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벌써부터 '북풍(北風)'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일 '북에 조건 없이 양보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몽골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의 복심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일단 지방선거 국면에서 잔잔한 호수위에 돌을 던져 놓은 것은 맞다. 아직까지 북풍은 현실화되고 있지 않지만 역대 선거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파장은 번지고있는 것이다. 여권의 전통적 지지세력인 진보계층이 분열된 상황에서 북풍 자체가 진보층 결집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 그 출현 가능성을 남겨 놓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다 다음 달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고 남북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 정상회담이나 대규모 대북지원 문제가 터져나올 경우 지방선거 판세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불과 10여일 만에 판세가 어디로 기울지 모르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강력한 '북풍 경계령'을 내렸고 여당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또다시 선거때면 북한문제를 가지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든다"며 "아직도 국민이 속을지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격도 표심의 향배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오는 불안감이란 지적이다. 열린당 측은 "김 전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북측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대통령이 밝힌 것" 이라며 '과잉반응'자제를 당부했다. ◆호남표심 잡기 불꽃 튀는'혈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 열린당 지도부는 호남에서 철의행군을 하고 있다. 열린당이 '호남계승자'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력을 이어가는 정당이라는 말이다. 더욱이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북과 맞물려 열린당은 호남을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호남당이 싫어 분당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상기시키며 호남을 버리고 떠났던 열린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의 텃밭에 와서 분탕질을 하고 있다며 맹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연일 광주와 전북지역에서 필승전진대회를 가지면서 열린당 때리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양측의 이 같은 혈전은 곧 당 존립 자체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 열린당을 만든 호남민심의 등돌림 현상은 곧 열린당에 자멸을 예고하는 것이고 유일하게 호남에 세력기반을 둔 민주당의 운명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최근 한 지역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광주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0.8%, 열린당이 30.6%였다. 이런 결과가 일과성에 그칠지, 상승세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지만 상승세로 이어진다면 '광주발 훈풍' 덕을 열린당으로서는 톡톡히 보는 것이다. 이 바람으로 기세를 몬다면 수도권에서도 호남표심을 결집, 한나라당과의 혈전에서 역전극을 이뤄낼 수도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 여기다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의 ‘현금 4억원 수수’파문으로 민주당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열린당이 그만큼의 표심을 가져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 후 정동영 의장 등 지도부가 강원도 방문을 연기하면서까지 9일과 10일 광주를 전격 찾은 것도, 강금실 서울시장·진대제 경기지사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 측은 수도권에서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유권자 상당수가 결국엔 이런 바람을 타고 되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5.18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정 의장은 5.18 기념식에 앞서 17일 광주 5.18 문화기념관 대동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평화민주세력이 위기에 처해있다" 고 말했다. 정 의장은 "5.31선거를 통해서 광주정신을 계승하는 정당과 시민학살, 계엄정당 간의 큰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며 "시민을 학살한 계엄정당 후계세력이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지방을 석권하는 것을 광주시민들께서 막아달라는 간절한 호소를 드린다" 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5.31에 광주에서 승리하는 것은 평화세력과 민주세력이 대결집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수구삼각세력의 공고한 동맹체제가 날로 힘을 더해가고 있다. 평화세력과 민주세력이 지리멸렬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물리칠 그 발판을 광주에서 만들어 달라" 고 호소했다.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열린당으로서도 최근 불거진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정권., 이원영 의원의 .5ㆍ18 질서유지' 발언 등 돌발 악재가 신경 쓰이는 눈치다. 민주당의 방어전도 만만치 않다. 5·18 기념식을 기점으로 '텃밭 지키기' 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15일 광주·전남 선대위 발대식에 이어 16일에는 전북 선대위 발대식 등을 갖고 17일에는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가 5·18 국립묘지에서 대규모 기념행사를 가졌다. 열린당에 한발 앞서 기선을 제압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한 대표는 18일 공식 기념식에 참석한 뒤 광주역 광장에서 지방선거 첫 유세의 테이프를 끊었다. 유종필 대변인은 "열린당은 5·18 당시 존재하지 않은 정당이고 민주당만이 유일한 5·18의 적통자" 라고 강조한 뒤 "5·18 정신을 계승,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을 재건하겠다" 고 의지를 다졌다. 유 대변인은 앞서 참여정부 장, 차관들의 호남행에 대해서도 "열린당은 여기와서 놀지말고 집권여당의 체면을 생각한다면 한강을 지켜라"라고 야유했다. ◆잃어버린 대륙 '호남' 당체 호남표가 얼마나 되길래 이처럼 두 정당이 박터지도록 싸우는 것일까? 여론조사 상 열린당이 되찾아올 수 있는 호남표의 위력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 현 민주당 지지층까지 '싹쓸이' 한다면 표는 상당히 불어나지 만 현실여건상 쉽지 않다. 때문에 '호남발 훈풍'을 기대하고 수도권 표 결집까지 바라보겠다는 열린당의 '호남쟁탈계략'은 내년 대선을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2004년 총선 당시 열린당 지지층은 지금 반토막 난 상황. 서울시장선거의 경우 다른 당 후보에게로 이동해있다. 이 중 민주당 박주선 후보에게 간 표는 1.6% , 박 후보에게 가 있는 민주당 지지표 5.6%를 뺏어온다고 상정해 도 7.2%이다. 이 두층을 합해도 서울시 전체유권자의 0.1%에 불과한 미미한 수치이다. 강금실 열린당 후보가 '텐(10)텐 전략' 에 따라 10일에 10%씩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자원으로서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경기지사에서도 2004년 총선 당시 민주당 지지층의 36.1%는 이미 진대제 열린당 후보에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열린당의 호남공략은 정치 심리적 효과를 노린 선거전략인 것이라는 얘기. 실제 추가 득표력의 위력보다는 정치적 효과, 대세 형성을 위한 상징적인 정치행위 성격이 강하다. 호남표 바람을 통해 열린당으로의 쏠림현상을 유도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이광재 전략기획위원장은 "호남과 수도권은 상호 연관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북에 기반을 둔 정동영 의장이 대권을 노리고 있는 마당에 호남에서의 패배는 그만큼 치명타인 셈이다. 또 아무리 실정이 크다 하나 집토끼를 잃어버린다면 향후 대선가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 것이다. ◆한나라당도 호남표심에 '러브콜' 호남표심을 향한 한나라당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5.18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한명인 손학규 지사와 이명박 시장이 5.18 마라톤에 참가한 것을 비롯해 손 지사는 지역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나 '시대정신'을 이야기하며 민심에 호소했다. 박근혜 대표도 5.18 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찾았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는 더 많은 지지를 보내줬으면 한다"고 호남표심에 호소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경제를 살리고 나라 선진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제 26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한 직후 광주 5.18 묘역 관리사무소 앞 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화에 앞장서신 광주시민 여러분들께서 다시 하나가 되어 나라발전과 국민통합 그리고 선진한국 건설을 위해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 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매년 (5.18 묘역을)참배를 하고 있는데 어느덧 5.18이 뜻 깊은 26주년을 맞이했다"며 "그때 민주화를 위해 희생되신 5.18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그분들의 희생위에서 이나라의 민주화가 꽃을 피웠다"고 기념식 참석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호남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지난번보다는 좀 더 많은 지지를 받길 원한다"며 "광주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는 이유는 오늘 5.18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광주시민 여러분들에게 제일 먼저 거리유세를 통해 인사를 드리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뜻 깊은 일이라고 보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이유' 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정치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정당은 이러한 국민의 뜻을 모아 가는 집합체인데 지금처럼 나라가 어려웠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경제를 살리고 나라 선진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경제, 안보, 교육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노선을 지켜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성원하고 지지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남과의 특별한 교감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에 대해 그는 얼마전 광주, 전남, 전북지역에서 정책투어를 한 것을 들면서 "당시 마음깊이 느낀 것은 국민은 누구나가 지역발전과 잘살아 보자는 것이었다"며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것에 대해 공통된 바람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 한나라당이 진실로 호남에 다가가 믿음을 준다면 광주시민들도 우리를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5.18, 그때의 희생위에서 오늘의 자유와 민주와 인권이 있게 된 것" 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말대로 한나라당은 최근 광주와 전남, 전북지역에서 정책투어를 하면서 호남발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예전 한나라당 인사들이 호남을 방문했다가 봉변을 당하던 때하고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낀 것이다. 그만큼 호남의 표심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표심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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