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달 29일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계획으로 알려진데 대해 여야 정치권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여당은 아베 총리가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연설에 나설 것을 우려했고, 야당은 이와 함께 정부의 무능한 외교력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20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아베 총리가 미국에서 하는 연설은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보게 된다”며 “아베 총리는 그동안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근거 없는 중상이다’, ‘일본의 명예가 크게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며 왜곡된 역사인식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세계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아베 총리와 측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런 아베 총리와 측근들의 역사 인식이 주변국들에게 상처를 주고, 동북아 평화를 저해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는 연설이 나와야 한다”며 “올바른 역사인식은 물론이거니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도 담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의 이번 연설은 일본에서 하던 망언을 되풀이할게 아니라 진정한 반성이라는 변화를 보여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우려하면서도 정부의 외교 무능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패전 70년 만에 자국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성사시킨 일본 외교력의 승리라는 점에서 이를 씁쓸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무능이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더욱이 최근 사드 배치, AIIB 가입 혼선, 대북정책 부재 등을 보면 그동안 화려한 순방외교로 포장해온 박근혜 정부의 외교실력이 얼마나 허약한지 그 밑천이 다 드러난 것 같다”며 “아베 총리가 미 의회 합동연설을 하는 날은 대한민국 외교의 무능을 지구촌 모두가 확인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이제라도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에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담길 수 있도록 일본의 외교력에 상응하는 외교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