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해 놓고 미국 출장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출장 중 미국 현지에서 업무시간에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야권은 한 목소리로 비난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상남도의 ‘서민자녀교육비 지원사업 신청 안내문’을 내보이며 “이것이 가난 증명서”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20가지 가까이 되는 가난증명서를 제출하고 가난을 입증 받아야 의무급식을 받게 되는 비정한 경상남도의 학교 교실 풍경에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주 경남도의회에서 의무급식 폐지 조례안이 실제로 통과되어 경상남도는 28만여 명에 이르는 초중고등학생 중에서 7만 명의 가난한 아이에게 딱지 붙이기 위한 가난한 아이 증명작업이 곧 시작될 예정”이라며 “비정한 홍준표 도지사에 대해 경상남도 주민들은 ‘내가 준표 내놔’라면서 지금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 최고위원은 “그랬던 홍준표 지사는 지금 많은 언론들에 의하면 미국 현지에 가서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비정하게 의무급식을 폐지한 홍준표 도지사는 과연 공직자윤리법 위반은 아닌지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4.29재보궐선거는 가난한 아이에게 낙인찍어 딱지를 붙여 교실에서 부와 가난함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그런 것을 원하는 홍준표 도지사 같은 그런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로 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돈이 없어 아이들 급식을 중단했다는 홍준표 지사가 피곤하다며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고 해외에서 초호화 골프를 치고 다닌다니 기가 막힌다”며 “더욱이 홍준표 지사는 브로커로부터 접대 골프를 받은 것이다. 공직자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김영란법의 정당성을 홍준표 지사가 확인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나아가 “홍준표 지사가 유치하겠다는 투자에 뒷거래는 없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홍준표 지사는 공식방문에 부인을 대동하고 골프까지 함께 쳤다니 어려운 형편의 국민과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홍준표 지사는 경남도민에게 사과해야하며 어떻게 도의적인 책임을 질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오후 현안브리핑을 통해서도 “홍준표 지사는 ‘부패척결’을 외치면서 ‘주말과 휴일 업자와 골프를 치는 공무원에 대해 암행감찰’을 지시하더니 정작 본인은 도덕적 해이와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더욱이 교포에게 들키자 구차하게 내놓은 해명이 ‘비공식적 비즈니스’라니 어이가 없다. 비즈니스에도 공식이 있고, 비공식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도 모자를 판에 이를 보도한 언론을 마치 ‘파파라치’처럼 몰아세우는 홍준표 지사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국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준표 지사는 남에게는 엄격하고 나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를 버리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재정절감을 이유로 무상급식도 없애고, 서민의 의료공공성을 보장해줬던 진주의료원도 폐쇄시킨 분”이라며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해외 출장을 가셔서 이런 호화판 골프를 쳤다면, 그건 경남도민의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어, “감사원이 이 사실 검증을 하고, 또 공무원 복무규정에 저촉되는 상황이 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거듭, “홍준표 지사가 재정 절감을 이유로 민생과 복지를 후퇴시키려고 애를 쓰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이런 소식을 들으면 경남 도민께서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시겠나? 주민들도 화가 많이 나셨을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종민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재정부족을 이유로 도민의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복지마저 뺏은 홍 지사가 해외에서 호화 골프 접대를 받은 파렴치함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아이들에게 학교는 밥 먹으로 가는 곳이 아니라는 망언을 한 홍 지사에게 묻고 싶다. 미국 출장은 접대 골프 치러 가는 곳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대변인은 “아이들 밥 먹이는데 가난을 증명하라는 이 어처구니없는 결정에 많은 부모들이 눈물로 호소하고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은 나 몰라라 호화판 골프 잔치를 벌인 것”이라며 “부모들의 아픔에 함께하며 자중하는 것이 도지사로서의 도리이건만 홍 지사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경남도민의 무너진 가슴에 더 큰 대못을 박았다.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아울러, “홍 지사의 이런 행태는 김영란법에 의하면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아직 절차가 남아있어 법적 책임은 면할 수 있을지 모르나 도의적 책임은 피할 수 없음을 홍 지사는 명심해야 한다. 홍 지사가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경남도민의 분노에 도지사로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