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30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 등을 두고 외교부의 활동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외교부의 선택에 대해 적절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된 재외공관장회의에서 AIIB 가입에 대해 적절하고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우리의 AIIB 가입 결정에 대해 마이클 그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들을 길들인 의기양양한 새우’라고 까지 비유했다”며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통해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결코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아니고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AIIB 가입 결정은 고난도 외교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라면서 “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AIIB 가입 결정을 내림으로써 국익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일각에서 AIIB 가입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한 정면반박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이어 “앞으로 한일간 역사 갈등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도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풀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좋은 정치란 이론이나 이데올로기에 구애받지 않고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다’고 한 바와 같이 국익의 관점에서 우리가 옳다고 최종 판단되면, 분명히 중심을 잡고 균형감각을 가지고 휘둘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고난도 외교사안, 고차방정식을 1차원이나 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에 너무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재외공관장들에게 전략적 판단, 멀티태스킹 능력, 외교 정책 홍보 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이날 열린 재외공관장회의는 전세계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대사와 총영사 176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며 주제별 토론, 유관기관(국방과학연구소) 시찰, 국민과의 대화 및 분야별 소통을 위한 만남, 경제인과의 만남, 기능별·지역별 분임토론 등이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