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내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AIIB 가입 문제와 사드 배치 문제 등에서 제대로 된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난 2년간의 외교성과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외교부의 수장이 재외공관장을 모아놓고 2년간의 외교성과를 자화자찬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의 AIIB 문제에 대해서도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은 축복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의 우리 외교는 원칙과 소신은 없고 주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실리와 명분, 기회까지도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이어, 사드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의 눈치를 보면서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하는 입장을 취하다 미국이 요청하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 변화는 우리 상황과 전략적인 검토결과는 없고 상대국의 요청만 있을 뿐”이라며 “AIIB 가입도 지난 어차피 한국이 가입한다면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서방국가들이 가입하기 전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시점에서 선제적이고 전략적으로 가입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현재 창립회원국이 이미 35개국을 넘어서 가입조건으로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한다는 협상카드는 꺼내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어찌 이런 상황이 최적의 절묘한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문제 제기했다.
정 의원은 “전략적 가치로 포장된 전략적 모호성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은 눈치 보기, 무소신, 기회주의, 편승외교라는 비판을 받게 했다”면서 “국익이 걸린 주요사안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는 없고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다 보니 이익에 비해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는 주권국가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이라며 “지금은 외교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과거를 돌이켜봐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그런 과정 속에서 당과 국회가 정부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자기주장과 다르다고 해서 단순하고 무책임하며 패배주의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정부의 장관으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 의원은 “이런 경우야 말로 자가당착에 빠진 우물 안의 개구리격”이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외교사안에 대해 종합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큰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 국민이 공감하는 외교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가야 힘을 받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은 덧붙여 “당에서도 지금의 외교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