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 정차권 빅뱅 시사
5.31 지방선거국면에서 수세에 몰린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전북 유세를 통해 지방선거 이후 정계 개편을 시사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시도지사 선거 중 두 곳 이상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당대 당 통합’도 추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향후 정 의장 발언의 의미와 해석을 놓고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장은 23일 전북 군산 유세 현장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전북과 대전 두 군데에서 겨우 유력한 것으로 나왔는데, 한나라당이 대전도 뺏어갈 모양이다. 우리당은 전북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의 완패도 아니고 한나라당의 완승도 아닌 상황이 되면 민주ㆍ평화세력과의 통합과 연대에 나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선거 1주일을 앞두고 목전에 닥친 전패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있는 대전과 전북지역 단체장 선거만은 지켜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인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의장이 최악의 국면에 대해서도 이미 대비책이 세우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그동안 정 의장이 말해온 ‘민주ㆍ평화세력 통합론’과 이날 밝힌 ‘대통합 내지 연대’는 최근의 선거상황에 비춰볼 때 무게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강금실 후보 측 선거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영춘 의원은 “정 의장이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한지 모르겠다”면서도 “지분 나누기 등의 정략적 접근이 없다면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과의 ‘당대 당 통합 내지 연대’를 가능케 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인사는 “선거 패배에 직면할 경우 고 전 총리, 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함으로써 당의장으로서의 책임론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사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 측은 “우리당이 완패하면 정치 지형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정치권에 빅뱅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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