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라던 귀뚜라미보일러, 거짓말?
“세계최초”라던 귀뚜라미보일러,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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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서비스 불만 목소리 높아…“무책임 하다” 호소 빗발
▲ 17년 연속 브랜드파워 1위를 차지해온 귀뚜라미보일러가 거짓·과장 광고를 해 공정위로 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귀뚜라미보일러의 A/S서비스가 불만족 스럽다는 소비자들의 하소연도 많다.ⓒ귀뚜라미 보일러

17년 연속 브랜드파워 1위를 차지해온 귀뚜라미 보일러가 광고에서 ‘세계최초’라는 문구를 근거 없이 사용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그 동안 ‘국민 보일러’라는 명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정위 시정 명령으로 신뢰도에 금이 가면서 그 동안 가려져 있던 소비자들의 불만에 힘이 실리고 있다.

◆ ‘탕탕’치면 돌아가…“본사는 부품 교체만 권해”

귀뚜라미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는 A씨는 6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귀뚜라미 보일러 A/S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입주를 했는데, 11월부터 보일러에 문제가 생기더라”면서 “(보일러)연식이 10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꽃 점화만 일어나고 순환펌프가 안 돌았다”면서 “보일러를 ‘탕탕’ 쳐보니 돌아갔지만, 곧 다시 안 돌아갔다”고 말했다.

A씨는 “귀뚜라미 보일러에 A/S 신청을 했고, 수리기사가 왔을 때도 보일러를 탕탕 치면 순환펌프가 돌아갔지만 곧 그대로 돌아가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간단하게 (접점에 문제가 있는지)테스트를 좀 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기사가 컨트롤러 쪽은 자기가 손 댈 수 없고, 연식이 오래돼 생긴 문제니 아예 교체를 해야 한다고 권했다”면서 “기사에게 컨트롤러를 교체하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장담 못한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A/S 기사가 A씨에 말한 컨트롤러 교체 비용은 9만7000원이다.

A씨는 기사가 돌아가고 난 뒤 본사에 연락을 취했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본사는 방문기사의 말과 같이 컨트롤러 노후를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컨트롤러 교체를 권했다. 이에 A씨는 “새것으로 교체했을 경우 A/S 보장기간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고 “본사로부터 ‘4개월’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컨트롤러 교체 후 4개월이면 봄인데, 그 때는 보일러를 잘 사용하지 않을 때 아니냐”며 “그럼 이번년도 겨울에 또 보일러가 고장 나면 다시 부품을 바꿔야 되는 건지…”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보일러를 새로 하는데도 평균 30만원이면 되는데 부품 교체비용이 1/3 가격에 해당하는 9만원 상당이다”라며 “그러면서도 본사는 (부품교체 효과에 대해)장담할 수 없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내용의 글을 올리자 본사에서 댓글에 글을 남겼더라”라며 “그래서 이메일과 연락처를 덧글로 달았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다.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이외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아고라에서도 귀뚜라미 보일러의 A/S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의 항의성 글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디 ‘vera****’인 글쓴이는 지난해 12월 ‘귀뚜라미 가스보일러 문제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쓴이는 “2010년 귀뚜라미 가스보일러 43대 설치 후 2011년 1월말 준공해 임대사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준공 후 올해부터(4년차) 지속적으로 콘트롤러 결함이 나오고 있다”며 “본사 CS팀에 점검을 부탁했으나 일주일째 소식이 없고, A/S 한 번 나올 때 마다 발생하는 콘트롤러 교체비 9만3000원은 부담스럽다”라고 지적했다.

A/S 서비스에 대해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귀뚜라미 보일러 관계자는 “서비스는 보일러 제조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제도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해 실제 고객들이 체감하는 것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 안전부문에서 귀뚜라미는 광고시‘국내 유일의 무사고 안전보일러’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공정위는 실제 보일러 관련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귀뚜라미 보일러

◆ ‘세계최초’ 문구 남발…증빙자료 제출 못해

귀뚜라미 보일러 사용자들이 A/S 서비스 이용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는 6일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가 지난 2012년 자사 홈페이지와 제품 카탈로그에 보일러 성능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거짓‧과장 광고를 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가 적발한 허위광고 문구는 ‘세계최초 4PASS 열교환기(국내 최고효율 실현)’, ‘근본 구조가 다른 세계최초 4PASS 열교환기’, ‘세계최초 4번 타는 연소구조’, ‘4번타는 펠릿 보일러(세계최초 콘덴싱)’, ‘보일러 생산규모 연간 100만대로 현재 세계최대 보일러 회사’, ‘대한민국 냉방 사업분야 1위 기업’ 등 이다.

먼저 ‘세계최초 4PASS 열교환기(국내 최고효율 실현)’, ‘근본 구조가 다른 세계최초 4PASS 열교환기’, ‘세계최초 4번 타는 연소구조’라는 문구는 ‘4PASS(네 번 태우는)’ 열교환기가 1978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개발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허위 문구임이 드러났다.

또 ‘4번타는 펠릿 보일러(세계최초 콘덴싱)’라고 광고한 것은 펠릿보일러를 최초 개발한 사업자가 오스트리아 OKOFEN사인 것으로 나타나 거짓임이 밝혀졌다. OKOFEN사는 귀뚜라미보다 앞선 2004년 콘덴싱 펠릿보일러를 출시했다.

또 귀뚜라미는 ‘보일러 생산규모 연간 100만대로 현재 세계최대 보일러 회사’라는 문구를 내걸었는데 실제 2012년 연간 100만대 이상의 가스보일러 판매율을 보유한 회사는 164만대를 판매한 독일 바일란트였다. 당시 귀뚜라미의 판매율은 43만여대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귀뚜라미는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효율1등급’ 판정을 ‘국내최고 효율’이라고 편파 해석해 광고에 사용했다.

‘세계적인 가스감지 특허기술은 귀뚜라미 밖에 없다’라고 언급한 내용도 과장된 표현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스감지 기술의 경우 동종업계에서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었다.

특히 안전부문에서 귀뚜라미는 ‘국내 유일의 무사고 안전보일러’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공정위 조사결과 보일러 제품관련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귀뚜리마 보일러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착오가 있는 부분”이라며 “무사고 보일러는 맞다. 제품 결함에 따른 사고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에 증빙자료도 제출했다. 다만 배관 등 설치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로 사고가 난적은 있었다”며 “설치는 제조사(귀뚜라미 보일러)에서 하는 것 아니다. 설비업체가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 귀뚜라미는 ‘보일러의 난방가동 시간이 순간식 난방방식과 비교해 2.5배 빠르다’, ‘유럽형 순간 열교환 보일러보다 22.2%이상 가스비 절약가능’, ‘실사용 효율 99%’, ‘업계최초 본사직영 콜센터 운영’, ‘대한민국 냉방사업분야 1위 기업’등의 표현을 광고에 사용했으나 해당 내용을 입증할 증빙자료를 내놓지 못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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