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국무총리는 13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돈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검찰 수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검찰 수사에 응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며 “(검찰 수사에는) 총리를 포함해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총리직을 내려놓고 수사받으라’고 촉구하자 “일국의 국무총리가 메모에 연유도 모르는 이름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자신의 이름이 성 회장이 남긴 메모에 남겨 있는 이유에 대해선 “(성 전 회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법과 원칙을 강요했고, 억울한 게 있으면 검찰에 당당히 수사받으라고 한 것이 (성 전 회장에게는) 섭섭했던 모양”이라고 유추했다.
특히, 자신은 성 전 회장에게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정 의원이 ‘성 전 회장과 언제 일면식이 있었느냐’고 묻자 “제가 15·16대 국회의원 말쯤인 2003년, 2004년쯤 본 것 같다”며 “충남도지사 재직 당시 2008년부터 2년 간 안면도 개발권을 둘러싸고 경남기업과 송사를 벌인 적이 있으며 2006년 정치자금법 도입 이후 후원금으로 1만원 한 장 받은 적이 없다. 밀접한 관계에 없으니 돈받을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 총리는 “정치인으로 후원금 한 푼 받지 않았고 충청포럼에 가입한 적도, 대선자금에 관여한 바도 없다”며 “이 분과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
충청포럼은 충청출신 정치인과 언론인이 왕성하게 교류하는 단체로 지난 2000년 성 전 회장이 만든 포럼이다. 이 총리는 정 의원의 질의에 앞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의 질의에서 ‘충청포럼 회원으로 활동했느냐’는 질문에 “기업 하는 분이 주도하는 포럼에 제가 16대 국회의원 신분이었고, 정치인이 가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지난 11일 새벽 태안군 의회 이용희 부의장과 김진권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압적인 태도로 성 전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캐물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용희 부의장과는 도지사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워 친분 있는 분이 제 말을 해 보도됐으니 친분이 없다면 모를까 전화해서 알아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총리는 또 “15차례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서로 엇갈려 통화가 안됐고 3∼4번 통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정 의원과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를 두고 향후 야당의 거센 공세가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총리는 정 의원이 질의를 한 뒤 자신의 답변 과정에서 답변을 끊자 ‘답변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정 의원이 이를 거부하자 항의했다. 결국, 진행을 보던 이석현 부의장이 “1분간 답변을 하라”고 하자 이 총리는 정 의원이 자신에게 제기한 의혹들을 재차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