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탈세와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상황에서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신청해 ‘이재현 회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CJ그룹이 역대 최소수준의 임원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16일 CJ그룹은 13명을 신임 임원(상무대우)로 승진 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연말연초에 임원 승진 포함 90여명 규모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온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앞서 지난 1월 이재현 회장의 외숙부인 손경식 CJ그룹 공동회장은 “심사숙고한 뒤 오는 2월 인사숙고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통상적으로 연초에 실시했던 정기 임원인사를 늦춰야만 했다.
다만 이미 CJ그룹이 지난해 11월 이 회장의 부재에도 계열사 4곳의 대표이사 교체 포함 91명의 임원 인사이동을 끝마친 상황을 감안하면, 주주총회 후 시간이 촉박했던 CJ그룹이 정기인사에서는 임원 승진인사만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CJ 그룹 관계자는 “그룹 총수 부재의 위기상황임을 고려해 영업과 생산, 글로벌 등 성과가 확실한 현장 위주로 최소한의 신임 임원만을 승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됐으나 2014년 9월 2심에서 재판부가 비자금 조성 경위, 사용 용도 등을 두고 볼 때 개인적으로 착복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횡령 혐의에 대해 대부분 무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는 징역 4년이 선고됐던 1심 때보다 1년 감형된 수준이다.
이 회장은 현재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3개월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투병중이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어서 아직 가석방이나 사면 대상자는 아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