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을 필두로 LG, SK, GS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연장법에 대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2016년부터 정년 연장이 적용되게 되면 공공기관과 300명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은 직원들의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해야 한다. 정년 연장은 법으로 규정되는 반면 임금피크제는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56세부터 연봉을 줄여나가는 형태로 10% 삭감이 평균 수준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금융과 전자 등에서 지난해부터 이미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만 55세부터 매년 10%씩 임금을 줄여나가는 형태다.
LG그룹에서는 이미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등이 정년보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LG전자의 경우 만55세부터 해마다 임금을 10% 줄이고, LG디스플레이는 만 53~55세 사이에는 임금을 동결하고 56세부터 매년 10% 임금을 감액한다.
SK그룹에서는 주요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SK C&C 등이 정년을 60세 까지 보장하고, SK텔레콤은 59세부터 SK하이닉스는 58세부터 매년 연봉을 전년보다 10% 줄여 책정한다.
GS그룹은 GS칼텍스와 GS에너지의 경우 만 58세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직전 년도 연봉의 20%를 감액한다. GS홈쇼핑은 만 55세에 직전 연봉의 10% 감액을 시작으로 이후 매년 10%씩 감액한다.
앞서 포스코는 2011년부터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으며 만 52세부터 56세까지는 임금이 묶이고 57세는 직전 연봉보다 10% 감액, 58세부터는 20%가 줄어든다. 현대중공업도 이미 2012년 5월 노사합의를 거쳐 60세 까지로 연장했고, 만 59세부터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본인 선택에 따라 개인별 직무환경을 토대로 일정부분 임금수준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카드 업체 중에서는 KB국민카드가 지난달 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정년 60세까지 보장하는 대신 만 55세부터 연봉을 직전 연봉의 50%로 낮춰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카드는 정년 60세를 지키면서도 만 55세 이상 직원의 연봉을 매년 10%씩 줄여 나간다. 이외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사업장인 만큼 통상임금 적용 여부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커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현대차그룹 14개 계열사의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는 내용을 요지로 하는 공동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의한 상태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