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던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1일 이 총리의 사임 표명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는 안 하시고 남은 의원직은 끝까지 다 채우시고 그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새롭게 신뢰를 회복하셔야 된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 입장에서는 명예가 제일 중요하지 않니? 그래서 성완종 사건을 통해서도 그렇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본인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저희 동료의원들,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원직 유지로 비난여론이 거세질 우려와 관련해선 “정치인 총리로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말 바꾸기 문제 때문에. 새로운 사법적인 증거가 나타나면 의원직 유지도 당연히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총리직은 이번에 책임을 졌기 때문에 의원직은 유지할 자격은 있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 이후 내년 총선에 나와서 국민적인 심판을 다시 받아보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 국민들은 자리 내려놓고 이런 게 굉장히 쉬운 문제 아니냐고 판단할 수 있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불명예인 것이고 사실 수용하기 쉽지가 않다”며 “그래도 성실하게 유지하고 그 과정에서 만약에 누명이나 억울한 점이 있다면 충분히 해명을 해서 명예를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앞서 해임건의안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서는 “총리를 그만두면 당으로 돌아오셔서 의원직을 수행해야 하는 그런 가까운 관계다. 그래서 정치인 입장에서는 국민의 정치적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완구 총리를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사퇴를 하는 것이 그나마 약간이나마 정치적 재기의 가능성,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대통령 임기 3년차고 대통령 입장에서도 국정개혁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데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성완종 게이트 때문에”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완구 총리가 길을 열어주시는 것이 대통령을 위해서도 그리고 국민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겠다는 큰 차원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4.29 재보선을 앞두고 당의 정치적 이익만을 고려해 이 총리를 밀어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번이 국정개혁의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판단이 제일 컸다”면서 “더 이상 총리로서의 신뢰 유지 여부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고, 물론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익 같은 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지만 그 부분은 이번에 있어서 거의 고려됐던 바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냉정하게,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해서 대통령께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반드시 해야 된다”면서도 “어느 정도 상황이 입체적으로 드러나고 확신이 설 때, 물론 조금 전의 논리대로 하면 총선이 있는데 빨리 사과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명예나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시간을 좀 충분히 가지고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보았다.
아울러 하 의원은 “정쟁이 심화되면 객관적 진실은 묻힐 수밖에 없다”면서 “객관적 진실이 중요하고 이걸 통해서 정치 선진화의 계기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특검으로 빨리 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