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의 서울시내 면세점 입점, 유통사 ‘각축전’
15년만의 서울시내 면세점 입점, 유통사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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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보다 임대료 저렴…불황에도 면세점 실적 ‘활활’
▲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를 위해 국내 대형유통사 6곳이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뉴시스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를 위해 국내 대형유통사 6곳이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일반 시내 면세점은 공항면세점 보다 비교적 임대료 부담이 적어 유통기업들 사이에서는 ‘노다지’로 꼽힌다. 또 최근 백화점과 할인점 등은 각종 할인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하락세를 띄고있지만, 면세점은 독보적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유통사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시내에 새롭게 들어설 면세점 총 3곳 중 2곳은 대기업에 1곳은 중소기업에 돌아가게 된다. 현재까지 입찰의사를 밝힌 곳은 대기업인 현대백화점, 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한화, 신세계백화점, 롯데, SK네트윅스 등 6곳과 중소기업인 유진기업이다.

이번 입찰이 끝나고 나면 기존 서울시내 면세점 6곳과 제주시내 면세점 2곳에 새롭게 생기는 서울 3곳, 제주 1곳이 추가 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선정 평가기준은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으로 구성된다.

▲ 시내 면세점의 경우 공항면세점 보다 비교적 임대료 부담이 적어 유통기업들 사이에서는 ‘노다지’로 꼽힌다.ⓒ뉴시스

◆ 왜 서울시내 면세점인가?

면세점하면 보통 인천공항 면세점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5년 기한의 면세점 특허권 비용으로 인천공항공사에 지불하는 낙찰가를 제하면 실제 순이익은 높지 않다는 것이 맹점이다.

실제 인천공항 내 4곳의 면세점을 운영중인 롯데의 경우, 2013년 9540억원에 이어 지난해 1조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낙찰가로 지불한 일종의 ‘5년 사용료’가 3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마다 7000억여원 정도를 인천공항사에 지불해야 한다. 이외 판매 물건의 원가와 제반 비용 등도 제해야 하기 때문에 순이익으로 돌아가는 금액은 그만큼 줄어든다.

인천공항에서 3곳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3년 8370억원, 2014년 8990억원 매출을 냈지만 매년 2600여억원을 인천공항공사에 지불해야한다.

이와 비교해 시내 면세점의 경우 임대료 부담이 훨씬 적다. 게다가 이번 서울시내면세점 운영권 입찰이 2000년 이후 15년 만에 대기업에게 주어지는 시내면세점 입점권임을 고려하면 대기업 유통사들이 이번 입찰 경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짐작된다.

◆ 현대백화점, ‘중견기업 협력 부문’ 가산점 노렸나

먼저, 면세점 유치를 위해 모두 투어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한 현대백화점 그룹의 경우 서울 삼성동 소재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했다. 무역센터점이 있는 코엑스 단지는 현재 특급호텔과 백화점, 카지노, 도심공항터미널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곳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여행사 모두투어와 함께 면세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모두투어 외에도 역량 있는 중견기업들과도 참여를 의논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모두투어 또는 이외 중견기업과 협력할 경우,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 평가기준에 있는 ‘중견기업간의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 정도’ 부문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도 있을것으로 보인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합작법인 참여는 맞다. 지분참여율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지난 2012년 중국 관광객 모집 1위를 달성하기도 했던 곳인 만큼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호텔신라, 혈연보다 ‘적과의 동침’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도 공동 출자해 서울시내에 국내 최대 규모 면세점을 짓는다. 면세점 후보지는 용산 아이파크몰이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이 운영하고 있는 용산 아이파크몰 내 4개 층에 최소 1만7000㎡ 이상의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입점에 성공할 경우 현재 1만1000㎡ 규모로 최대 수준을 자랑하는 롯데월드면세점 보다 앞서게 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을 통해 사업자 선정의 중요 평가항목인 ‘경영 및 운영 능력’뿐만 아니라 입지조건과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까지 모두 충족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간 협력을 두고 ‘적과의 동침’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사촌지간임에도 혈연보다는 라이벌과 손을 잡는 것을 택했기 때문이다.

◆ 한화, 중국인이 선호하는 황금색 63빌딩 승부수

한화그룹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을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했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면세점 후보지는 63빌딩 내 9900㎡ 내외 규모로, 만약 한화가 면세점 특허권을 취득하게 되면 빌딩 내에 있는 수족관과 엔터테인먼트, 식음시설(2만6400㎡·약 8000평)과 연계돼 63빌딩은 아시아 최고의 쇼핑문화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63빌딩이 교통, 숙박 등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장소에 있는 것도 거듭 강조했다. 현재 여의도와 영등포에는 7개의 특급호텔을 포함 많은 숙박시설이 들어서있고, 인천공항과는 55㎞, 김포공항과는 15㎞ 떨어져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다.

한화갤러리아 황용득 사장은 “63빌딩의 인프라에다 명품관과 면세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접목하면 겅쟁 업체 가운데 가장 큰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63빌딩의 경우 황금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서울을 대표하는 금색빌딩이라는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 김영훈 전략기획팀장은 “면세점이 들어서면 인근 노량진수산시장과 선유도공원, 한강공원, 국회의사당, IFC몰 등 주변 관광지로 관광객을 유입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신세계백화점은 별도 자회사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해 면세점 사업을 그룹의 전략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본점과 강남점을 놓고 후보지를 고심중이다. 롯데는 가로수길, 이태원, 신촌, 동대문 등을 SK네트윅스는 홍대와 종로 등을 후보지로 검토중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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