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차이가 너무 나 오히려 무섭고 두려운 마음"
한나라당 서울 염창동 당사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각 방송사들이 31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일제히 한나라당 완승이라는 출구조사 결과 자막을 내보내자 당사 1층 기자실에 마련된 상황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한나라당은 선거전 종반까지도 열세지역이었던 대전과 제주 2곳에서 자당 후보가 오차범위내 승리가능성이 점쳐지자 4년전 세웠던 광역단체장 11곳 석권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 등 의원 20여명이 염창동 당사 1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TV를 시청하고 있던 이 원내대표는 "박빙의 승부를 거쳐 이겼다면 더 기쁘겠지만 득표율 차이가 너무 나니까 두려운 마음도 있다"며 "이 심판이 언제 우리에게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도 "국민들의 심판은 가혹하다"고 맞장구 치며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당직자는 "무능정권 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접전지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표는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 화원고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오후8시40분 쯤 당사를 찾아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당직자들은 박 대표를 이번 선거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박 대표는 이어 선거 상황판에 마련된 광역단체장 사진과 명단 옆에 태극 문양이 그려진 원형 배지를 부착했다.
◆또 뚫린 박근혜 대표 경호
한편 박근혜 대표의 피습사건으로 한나라당이 박 대표에 대한 경호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는 가운데 낯선 남성이 박 대표에게 갑자기 접근, 신문을 전해주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이날 저녁 9시10분경. 박 대표와 주요 당직자들이 한나라당사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중, 경호원과 취재진을 뚫고 50대 남성이 박 대표 앞으로 뛰어들었다.
이 남성은 자신이 박 대표의 지지자라고 밝히며 박근혜 대표에 관한 기사가 실린 주간신문을 전해주고 "박 대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낯선 남자의 침입에 가장 당황한 사람들은 주위를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 피습사건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더욱 놀랐다. 신속하게 이 남성을 밖으로 끌어냈으나, 박 대표에 대한 사진 촬영은 물론 박 대표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까지 제한한 상황에서 벌어진 썩 개운치만은 않은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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