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천정배 전 장관이 보란 듯이 당선되면서 야권이 요동치고 있다.
천정배 전 장관은 선거 과정에서 ‘제1야당 심판론’을 내세워왔고, 새정치민주연합 안방인 광주에서 조영택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당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번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41.1%까지 치솟았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남 유권자들이 새정치민주연합 심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천 정 장관의 당선을 두고 ‘호남신당’의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노 및 비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다시 원심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천 전 장관이 ‘호남신당’의 깃발을 들어 올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천 전 장관은 29일 밤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발표하며 “위대하신 광주 서구을 유권자 여러분께서 승리하셨다”며 “저는 오직 여러분의 뜻을 따르고 대변했을 뿐”이라고 모든 공을 유권자들에게 돌렸다.
천 전 장관은 그러면서 “서구을의 대변자가 된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또한 서구뿐만 아니라 광주 전역과 전남,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분들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유권자들께 저를 지지하라고 호소해 주셨다”며 “이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이번 당선이 결코 서구을 지역구 차원의 의미로 한정되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어, “저 천정배, 서구민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겠다.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광주정치를 바꾸고 호남정치를 살려내겠다. 지역차별 없는 나라, 어느 지역도 소외되거나 낙후되는 일이 없는 지역평등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천 전 장관은 거듭 “야권을 전면 쇄신해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 한국정치를 바꿔, 차별도 없고 불안도 없는 정의로운 통일복지국가로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 결과 천정배 전 장관은 과반을 넘는 52.37%(26,256표)의 득표율을 올리며 당선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는 이에 크게 못 미친 29.80%(14,939표)를 득표했으며, 야권분열로 어부지리 기대를 모았던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11.07%(5,550표)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