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비주류 4선 중진인 심재철 의원이 여야 당대표가 공무원연금개혁안에 합의하면서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까지 인상하기로 합의한데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심재철 의원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무원연금을 개혁한다더니 제대로 바꾸지도 못한 채 오히려 국민연금 개악이라는 불씨만 더 키우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번에 손질한 공무원연금은 기여율을 7%에서 9%로 올리고 지급률은 1.9%에서 1.7%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이지만 구조개혁을 하겠다며 큰소리쳤던 것에 비하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다”고 지적했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란 태산이 떠나갈 듯 요란하더니 실제 결과는 보잘 것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심 의원은 그러면서 “물론 야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여당 과반수로는 법안처리를 할 수 없게 된 현재의 국회법 때문에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문제는 국민연금을 끌어들여 오히려 개악을 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계산이길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려주겠다고 큰소리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심 의원은 이어, “국민연금을 더 주겠다는 사탕발림의 돈은 어디서 무슨 수로 만들어내느냐”며 “방법은 국민이 내는 보험료를 배 가까이 올리든지 아니면 적립금을 까먹어 국민연금 고갈시기를 앞당기든지 둘 중의 하나밖에 없다. 이번 국민연금 개악은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40%로 낮추기로 2007년에 어렵게 합의한 것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손질로 향후 공무원연금은 2085년까지 70년간 333조원 절약된다지만, 국민연금은 2083년까지 68년간 1,669조원이 더 들어가야 할 판”이라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개악이다. 공무원연금 절약분의 20%를 공적연금 강화에 쓰겠다고 했지만 이 돈은 저소득층 보험료, 출산, 군복무, 실업크레딧에만 쓰게 돼 있어 소득 대체율 인상에는 돌려막을 수가 없는 호도일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거듭 “여야는 소득 대체율을 올리는 등의 국민연금 개선방안을 만들어 오는 9월에 통과시키기로 했는데 어떤 기상천외한 분식이 나올지 상상조차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당내 쇄신파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도 주례회의를 갖고 “국민연금 연계안은 재정적자 해소 취지에 역행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아침소리는 “합의 내용에 포함된 국민연금 연계 방안은 혹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격”이라며 “정부의 관련 부처, 언론, 전문가 집단의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이번 합의안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재정적자 해소방안이라고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아침소리는 거듭 “여야의 합의정신은 존중하되, 국민연금 문제는 보다 폭넓은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공무원 연금 개혁의 기본정신에 기초한 건설적인 대안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