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 달래기 “회초리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문재인, 호남 달래기 “회초리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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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 20여명 공항서 ‘문재인 호남 민심 우롱말라’ 항의 시위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재보선 패배에 따른 호남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광주를 찾았다. 하지만, 이날 일부 광주시민들이 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여전히 지역 민심은 싸늘하기만 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4일 광주를 찾았다. 하지만 일부 광주시민들이 공항에 나와 문 대표의 광주 방문에 항의 시위까지 벌이는 등 지역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광주시내 한 경로당을 방문해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시민들과 국민들은 우리 당에 아주 아픈 회초리를 주셨다”며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그 회초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굳은 결의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도 “광주시민들이 바라시는 것은 야권분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야권이 통합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는 당이 돼 달라는 것이 광주시민의 주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크게 혁신하고 더 크게 통합하겠다”면서 “우선 대표인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데 앞장서고,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해서 함께 하는 노력도 열심히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표는 4.29재보선 초반 강조했던 ‘경제유능-안보유능 정당’ 이미지를 다시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초 이 같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선거에 임했었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지면서 ‘정권심판론’으로 선거 전략이 쏠린 측면이 있었다.

정치권에선 국민들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결코 여당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정권심판론을 제기한 자체가 설득력을 잃은 선거전략이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 문 대표는 “우리 정치의 지역분할구도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들을 광주시민들께서 오래 전부터 해오셨는데, 저희가 그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아픔을 겪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우리가 호남에서 그동안 누려왔던 일체의 기득권을 다 내려놓는 심정으로 우리 당을 뼛속부터 뿌리부터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당을 만드는 각오를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광주시민 20여명은 문재인 대표의 광주 도착 시간에 맞춰 광주공항 출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문재인은 더 이상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문 대표는 이들을 피해 다른 출구로 빠져나가면서 불편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포커스 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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