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르비와의 인터뷰 체제홍보용으로 대대 선전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이 소련 해체에 대한 회한을 늘어놓자 중국이 이를 체제홍보용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홍콩의 친중국계 일간 문회보(文匯報)는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게재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 그가 국가 해체 뿐 아니라 신념의 붕괴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과오를 시인했다고 전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해 '민주화'를 용납치 말라는 충고와 더불어 소련 해체 과정에서 공산당이 영도력을 잃었던 부분에 대한 후회를 늘어놓았다.
소련 해체와 같은 사태를 가장 경계해온 중국이 국제사회와 국내 자유화 세력에 하고싶었던 말을 고르바초프가 대신해준 셈이어서 중국 관영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먼저 "내가 중국의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충고는 '민주화'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민주화를 용납하면)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을 혼란에 빠뜨려선 안되며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와해에 대해서도 "개혁시기엔 국가와 개혁에 대한 당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깊이 체득했다"며 "우리의 비통한 실책을 통해 중국 친구들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공산체제하에서 당이 사회와 개혁에 대한 영도력을 잃으면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의 전도사였던 고르바초프가 그동안 밝혀온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서 돌변해 중국에 대해 이런 충고를 한 의도가 주목된다.
그는 또 "우리는 어떤 준비도 없이 사회를 완전히 개방하는 바람에 격심한 국제경쟁하에서 국내 공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빈곤층은 옛 소련 시기보다 훨씬 많아졌고 극소수만이 하룻밤 사이에 거부가 됐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대응방식은 아주 바람직하다"며 중국 지도부가 동부 연안보다 발전 속도가 늦은 서부 및 동북지방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상황을 완전히 정확하게 짚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와 함께 지난 1989년 5월 덩샤오핑(鄧小平)과의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중.소관계의 정상화를 이룩한 일을 회상하며 덩샤오핑의 업적을 찬양하기도 했다.
그는 "문화대혁명 이후 덩샤오핑은 중국을 정확하게 읽고 정상적인 발전 궤도에 올려놓았다"며 "덩샤오핑은 걸출한 개혁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그가 창조한 경제개혁 경험은 세계 국가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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