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경찰 수사지휘 논란…“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국회의원 경찰 수사지휘 논란…“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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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이었을 뿐”
▲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서울 강북을)이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를 찾아 수사를 지시하고 상황보고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현역 국회의원이 새벽에 112 신고자와 함께 지구대를 찾아 수사 상황을 물으며 사실상 지휘를 하려했다는 논란이 번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5월 10일 오전 0시50분께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서울 강북을)은 한 부부와 함께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를 찾아 수사를 지시하며 상황보고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이 분들(함께 온 부부) 딸이 귀갓길에 바바리맨(노출증 환자)을 만났으니 빨리 찾으라”면서 바바리맨 수사를 지시했고, 소대 근무자에게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미아지구대 측은 오전 12시1분께 강북구 미아동 송중초등학교 후문 쪽에 21살 여성이 ‘바바리맨을 마주쳤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순찰차 3대를 출동시킨 상태였고 CCTV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유 의원 측에 따르면 유 의원은 당시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폐쇄회로(CC)TV와 통합관제센터를 확인했나’고 물었고 경찰관들이 ‘하지 못했다’고 답하자 ‘수사의 기본인데 왜 하지 못했나’며 꾸짖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오전 1시30분께 강북경찰서 서장에게 전화를 했으며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 이렇게 해서 민중의 지팡이로서 신뢰를 받겠나. 기강을 바로 잡아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30여분간 지구대에 머물다 지구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송중초등학교 앞으로 이동해 범행 현장을 직접 찾아갔으며, 현장에서 만난 경찰관들에게 유 의원은 ‘주변에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이 3대 있으나 이를 확인하라’고 말하는 등 15~20분간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머물렀다.

지구대 관계자는 “당시 유 의원을 만났던 경찰관들이 술을 마시고 온 유 의원의 말투가 권위적이었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하며 “유 의원이 지구대에 와서 삿대질을 하며 서서 호통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앉아서 차분히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112에 신고된 사건에 대해서 묻는 것은 일반인도 다 할 수 있는 것이고 선출직 공직자가 제대로 수사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술을 마신 것은 늦은 저녁을 먹으며 3명이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신 것이고 술에 취했다면 이렇게 자세히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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