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보수는 기득권, 진보는 이념 지키기 몰두”
장하성, “보수는 기득권, 진보는 이념 지키기 몰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사회 가장 큰 문제 불평등, ‘보수-진보’ 싸잡아 비판
▲ 국내 대표적 경제학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소득불평등을 지적하며 보수와 진보 모두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한국에서 일상적인 삶의 문제는 바로 소득불평등에서 기인하는데 엉뚱하게 재산불평등에 대한 관심만 고조돼 왔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보수와 진보 모두를 향해 쓴 소리를 가했다.

장하성 교수는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주최의 경제정책심화과정 아홉 번째 특강 ‘분배 없는 한국경제’ 특강에 나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방조한 책임이 보수와 진보 모두에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와 관련, “보수는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했다면, 진보는 이념 지키기에 몰두했고, 보수는 반시장적 성장으로 자기 부정을 저질렀다면, 진보는 반자본에 머물러 체제 부정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또, “보수가 현재의 불평등한 현실을 외면해 왔다면, 진보는 한국의 현실을 외면하고 외국에서 수입된 대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거나 이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보수는 분배를 외면하고 규제 완화 타령에 치중했으며, 진보는 정작 불평등의 핵심인 분배는 잊고 재분배에 매달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을 ‘고장난 한국 자본주의’라고 규정하며 “성장할수록 불평등해지는 모순을 내재하고 임금증가, 고용증가, 분배 없는 3무 성장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저축에 있어 기업과 가계의 역전 현상, 기업의 사상 최대 유보금 보유 등 기업은 성장했으나 가계는 실질 임금 저하 등 지속적인 불평등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이에,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시대정신을 논함에 있어 당연히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분배정책을 직접 조정했던 1940년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사례(강력한 분배정책으로 중산층 사회를 만들었던 대압축기)를 주요 참고 사례로 삼아 임금평등, 고용평등, 보육평등을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아울러, “그동안 한국 사회 진보나 보수 세력 모두 한국의 현실과 국민의 삶에 뿌리를 내린 논쟁이 아니라, 각자의 이념 틀 속에서 논쟁을 하다 보니 실제 국민들의 삶과 관련된 문제 해결에 소홀해 왔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장 교수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불평등’을 꼽으며 “소득불평등과 재산불평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 일상적인 삶의 문제는 바로 소득불평등에서 기인하는데 엉뚱하게 재산불평등에 대한 관심만 고조돼 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장 교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득불평등에 집중해야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장 교수는 문재인 대표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화 격차 해소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 실현 정책 수단’에 대한 질문에 “노동법을 전면개정 하지 않더라도 기간제노동자법 개정만 바꿔도 상당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장 교수는 “이 법이 기간제 노동자들을 보호하는데 거의 효과가 없는 이유는 현재의 노동자를 다른 노동자로 대체하는 수단이 됐기 때문”이라며 “어떤 일이 일정기간 지속되었거나, 지속될 일자리라면 정규직으로 써야 한다. 기간제를 일자리 중심으로 바꾸면, 그 부분만 해소해도 굉장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