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무산’ 삼성엔지니어링, 구조조정 한창
‘합병 무산’ 삼성엔지니어링, 구조조정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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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무산에 실적 악화 이중고…사업재편·인력조정 진행 중
▲ 지난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1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사업 조직 개편과 함께 올해 연말까지 인력 700명의 감축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지난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삼성엔지니어링이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사업 구조 개편과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달 27일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이 1조7728억원, 영업이익이 216억원, 당기순이익이 121억원이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 2010년 1분기 1조894억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가까이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50% 넘게 폭락했다.

해외 저가 수주에 따른 2013년 ‘어닝 쇼크’ 이후 신규 수주가 급감한 삼성엔지니어링의 1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은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무산 후폭풍과 저유가로 압축되고 있다.

해양플랜트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중공업과 합병이 무산된 후 실적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자본총계가 더 큰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을 통해 새롭게 제시한 청사진이 무산되면서 향후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얘기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3만7900원으로 지난해 11월 양사의 합병이 무산된 후 30% 이상 급락한 상태다.

또한 저유가에 따른 핵심 사업분야인 화공 플랜트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신규 일감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4.0%나 감소했다. 올해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중동 화공 플랜트 시장의 신규 발주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은 향후 실적 개선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화공 플랜트 부문 매출 기여도는 7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감소에 따라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는가 하면 증권가에서는 속속들이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합병 무산 이후 사업 구조 재편 및 슬림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올해 인력 감축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기존 9본부 3실을 9본부 2실로 축소하는 등 기능을 재정비했고, 정기 인사에서 임원의 20%를 감축했다. 기능 재정비에는 화공 프로포잘 팀을 화공 프로포잘 본부로 승격·신설하고 MENA(중동·북아프리카) 사업본부를 화공사업본부에 통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인력감축도 한창이다. 2015 기업설명회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8255명이던 본사·지사·법인 인력이 올 연말까지 7550명으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계산으로 700명 가량의 인원이 감축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계획적인 인력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까지도 인사 고과가 낮은 전 직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명예퇴직을 단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위로금 명목으로 본봉 1년치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 일각에서는 암암리에 명예퇴직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업 설명회에서 알린 인력 감축 전망은 자연 감소와 충원 중단에 따른 자연적인 감축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삼성ENG “명예퇴직 의혹 사실 아냐”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이 같은 소문이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13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연간 인력 700명 감소 전망이라는 것은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감소나 자연 이직, 일부 상시인력 효율화 등에 따른 자연적인 감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명예퇴직 의혹에 대해서도 “따라서 대상을 지목해 시행하는 권고사직이나 공식적으로 대상범주를 정해 시행하는 명예퇴직 등은 전혀 시행되고 있지 않다”며 “자연 감소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신청할 경우 진행하는 정도는 있지만 이를 명예퇴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지난 3월에도 다만 삼성엔지니어링은 퇴직 등에 따른 자연감소, 스카우트 등에 따른 인력 유출, 프로젝트별 계약직 인력의 계약 불연장, 인력 재배치 및 퇴사 등으로 자연스럽게 줄면서 충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이 감소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인력구조조정 논란에 대해 삼성엔지니어링은 “권고사직 또는 명예퇴직 신청 접수 등의 구조조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연초부터 최근까지도 6~7월 합병 재추진설이 강하게 불거지고 있는 데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합병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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