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3龍’... 꿈은 이루어 질까?
물러나는 ‘3龍’... 꿈은 이루어 질까?
  • 김부삼
  • 승인 2006.06.02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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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風' 꺾은 '朴風' 의 위력으로 대선까지...
이명박 서울시장으로 얻은 인기, 청계천 효과는 어디까지?… 손학규, 그를 만나면 그를 지지한다, 발로 뛰는 맨 파워 5.31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제 한나라당의 시계추는 차기 대선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새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7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 한나라당내 유력 대선주자, 이른바 ‘빅3’의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빅3는 한 달 이내에 현직에서 함께 물러난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이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며 줄 대기에 한창이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 5명(대표 최고위원 포함)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그리고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는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또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공천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더구나 당헌. 당규상으로도 이번에 선출되는 ‘관리형 당 대표’는 대권 경쟁에 나설 수 없는 만큼, 이번 전대는 자연히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차기 대권 예비 주자간의 치열한 대리전이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날개 단 박근혜 과연 ‘박풍’의 위력은? 오는 16일 당 대표직을 물러나는 박근혜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각인시킨 만큼 앞으로 본격화될 당내 대선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 지난달 20일 발생한 불의의 피습 사건이 이후 당 지지율이 40%대 이상으로 껑충 뛰어올랐을 뿐만 아니라, 박 대표 본인에 대한 지지율도 10% 가까이 치솟아 대권 주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다. 최근 CBS여론조사 결과 박 대표는 지지율 28.1%를 기록, 2위 이명박 서울시장(18.6%)을 10%P가량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박 대표는 2002년 4,15총선 때 난파 직전이던 한나라당을 구한 데 이어 이젠 한나라당 싹쓸이의 1등공신이 됐다. 많은 호의적 시선이 승리한 박 대표를 향하고 있는 것. 더욱이 이번 선거를 통해 그동안 한나라당이 열세였던 대전 등 충청 지역에서 선전했을 뿐더러, 피습 이후 의연한 대처로 여성 지도자에 대한 선입견마저 일정 부분 불식시킬 수 있었다는 평이다. 때문에 박 대표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당 주변에서는 박 대표의 대중적 인기는 ‘박풍(朴風)’이라 불릴 정도로 이미 수차례 크고 작은 선거에서 검증된 만큼, 이번 전대에서 ‘친박(親朴.친 박근혜)’ 인사를 관리형 대표로 뽑아 당내 리더십 장악에도 나설 것이란 전망 또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피습으로 인한 박 대표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1~2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지는 바, 박 대표는 대표직 사퇴 이후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앞서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며 대선 캠프 구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 효과는 어디까지?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당으로 복귀하는 만큼 박 대표와의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청계천 효과’로 대권 후보 지지도 1위를 고수해온 데다 당내 역학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이던 이 시장은 박 대표 피습 사건과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계기로 다소 ‘주춤세’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이명박 시장 측의 인사로 꼽히는 이재오 원내대표가 차기 당대표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는 점. 지난 1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이재오 의원은 사학법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 당내 갈등을 잘 조절하며 원내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명박 시장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한때 이 시장과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특정인의 사람이라는 비판을 막기 위해 입장을 정리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명박 시장이 박 대표의 역전에도 다소 안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직·간접적으로 이 시장의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 특히 자신의 자리를 이어받게 될 오세훈 당선자는 2002년 지방선거 당시부터 이 시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 시장은 이미 서울 광화문과 종로 근처에 퇴임 후 일할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동안 함께 해온 시 정무인력들과 함께 여기서 대권 도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장은 당내 대권주자 경선에서 박 대표에게 진다면 경선에 승복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표에 대해 “위험한 관계가 아닌 협력관계의 테두리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대선경선에 승복하지 않고 둘로 쪼개지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이 한나라당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단합해서 정권 교체하는데 전력을 다하라는 것”이라며 “(경선에 패한 사람이 따로 대선에 나서면)국민적 여망에 맞추는 게 아니라 개인적 여망을 따르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공정경선을 해서 승복 안 한다면 국민들이 볼 때 자기 욕심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고, 그건 국민적 배신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선승복’을 강조했다. 그는 ‘박 대표 피습사건’에 대해서도 “박 대표가 대전을 갔으니까 그만한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나라도 갔을 수 있다”며 “본인이 상처를 입고 열정을 보였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호평했다. 더불어 이 시장은 “대선이 1년 반가량 남은 시점에서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모두가 뛰쳐나오면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추길 수 있다”며 “대선 도전 선언은 금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 지방 농어촌 체험 등을 하고 공부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손학규의 ‘맨파워’? 이 시장과 함께 당으로 복귀하는 손학규 경기지사도 본격적인 대권 도전에 가세할 전망이다. 그러나 손 지사는 지사 재임시 파주 LG필립스 LCD단지 조성 등으로 ‘저평가 우량주’로서의 주가를 올렸으나, 일단 지명도 면에서 박 대표나 이 시장에게 다소 뒤지고 있어 성급하게 나서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역전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손 지사는 최근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기도 정무보좌진들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 캠프를 꾸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손 지사의 한 측근은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곧 유력한 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대 이후에 손 지사는 전국 민생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예비 대선주자들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당 주변에서는 이들이 전당대회에서부터 ‘정면 대결’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유력 대선 후보간 세 대결이 극심해질 경우 자칫 당이 깨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더구나 소장파와 초선 그룹 등을 중심으로 당 분열을 막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립적인 인사가 새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어 이들 ‘빅3’로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다. 따라서 전당대회 이후까지는 이들이 당내 사정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물밑’에서 관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가 ‘빅3’ 대리전이 아닌, 순수한 관리형 대표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된다면 오히려 당 대표의 리더십 부재에 따른 당의 ‘무력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울러 전당대회 이후 7.26 국회의원 재보선도 당내 대권 구도 형성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이들 유력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더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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