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리더십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서 정계은퇴 후 낙향해 은거 생활을 하고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한 대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호남에서 손학규 전 고문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이미 정계를 은퇴했음에도 손 전 고문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 특이할 만 하다.
지난 13~14일, <시사저널>이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호남 지역 유권자 1000명(광주 274명, 전남 368명, 전북 35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손 전 고문은 22.4%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손 고문에 이어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0.5%,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9.4%, 안철수 의원 18.6%를 기록했다. 특히 손 전 고문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24.6%를 얻어, 전북을 포함한 호남 전체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요인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 의견이 37.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의 낮은 경쟁력’ 의견이 18.1%, ‘동교동계의 약한 선거 지원’ 의견이 11.6%로 조사됐다.
같은 호남이더라도 전북과 광주/전남 여론은 차이가 있었다. 전북에서는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 의견이 28.9%였지만, 광주/전남에서는 41.9%나 됐다. 특히, 광주에서는 43.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한 원인이 문재인 대표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재보선 참패 이후 일고 있는 문재인 대표 퇴진론’에 대해서는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46.1%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문 대표 체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25.2%에 그쳤고, ‘사퇴 요구는 지나치다’는 응답은 19.3%로 나타났다. 사퇴 찬성 46.1% vs 사퇴 반대 44.5%로 여론이 팽팽했다.
하지만 이 역시 광주/전남에서는 ‘사퇴 찬성’ 의견이 49.1%, ‘사퇴 반대’ 43.3%로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광주 유권자들만을 대상으로는 ‘사퇴 찬성’ 의견이 더 높아져 54.2%나 됐으며, ‘사퇴 반대’ 의견은 39.7%로 조사됐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호남 신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46.9%가 ‘창당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창당 가능성이 작다’는 응답은 38.5%로 조사됐다. ‘호남 신당’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43.4%가 ‘지지한다’고 답했고, 42.0%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광주/전남에서는 ‘지지한다’는 응답이 49.0%로 더 높아졌으며,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1.2%로 나타났다.
‘호남 신당’ 창당 가능성을 크게 보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호남 신당이 창당되면 꼭 참여했으면 하는 인사가 누구인지’ 물은 결과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꼽는 응답자가 3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철수 의원이 26.8%로 2위였고, 박지원 의원 10.7%, 박원순 서울시장 8.3%, 정동영 전 장관 8.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내년 4월 20대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응답이 33.6%로 아직까지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호남 신당 후보’ 응답은 25.3%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 공개 석상에서 벌어진 정청래 최고위원과 주승용 최고위원 간의 충돌 사태와 관련해서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인격을 모독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47.1%로 나타났다.
반면, ‘당내 갈등을 조장한 주승용 최고위원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은 27.6%에 그쳤다. 주승용 최고위원의 지역구가 있는 전남에서는 ‘정청래 책임’이 53.2%로 더 높아졌고, 주승용 최고위원 책임은 20.7%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3~14일 이틀간 광주(274명)-전남(368명)-전북(358명)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을 통한 ARS조사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6.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