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지약물로 인해 훈련 장소를 찾지 못했던 박태환(26)이 새로운 마음으로 훈련도 소화했다.
박태환은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하면 좋은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노민상 감독이 운영하는 ‘노민상 수영교실’의 회원 자격으로 수영장을 사용했다. 그동안 25m 레인에서 몸을 키운 박태환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영교실 회원의 학부모들의 동의를 받고 50m 레인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사용시간은 다른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제한돼 이날 1시간 30분 정도 몸을 풀었다.
박태환은 “50m 레인에서 하는 것은 미국에서 훈련장을 알아본 이후 처음한 것 같다. 아무래도 25m보다는 좋은 것 같다. 운동을 안 하다가 하니 힘든 것도 있지만 훈련은 힘들어야 제 맛이니 괜찮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후 어깨 검사를 받았는데 경미한 근육 손상이 있더라. 재활 위주로 웨이트를 하면서 집 근처 수영장에서 운동을 했다. 몇 개월 동안 계속 쉰 것보다는 물에 조금씩이라도 들어갔던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운동을 꾸준히 한 박태환이지만, 몸 상태는 한창 때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훈련장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약물 파동으로 인해 심적으로도 많이 고생한 상태다. 대회 출전도 불가능한 박태환은 ‘제 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위해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노 감독이 돌아오는 대로 훈련 스케줄에 대해 논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감독님이 소년체전에 가신 줄도 몰랐다”면서 “감독님이 오시면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겠지만 당장 100%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조금씩 몸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3일 국제수영연맹(FINA)이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면서 18개월짜리 징계를 받아 내년 3월 2일까지 소급적용되며, 국가대표로 다시 선발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태다.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규정 5조 6항에 따르면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대표 선수 및 지도자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 징계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만약 대한체육회에서 기존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면 박태환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하다.
박태환은 “지금은 명예회복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야겠다기보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이 새로운 목표가 될 것”이라며 “값진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올림픽 출전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