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엔 볼거리가 없다고? 호화롭진 않아도 깊이가 묻어있다네
경기도엔 볼거리가 없다고? 호화롭진 않아도 깊이가 묻어있다네
  • 이문원
  • 승인 2004.02.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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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근거리에 위치해 오히려 푸대접받는 경기도. 그 안에 숨어있는 민속적 가치의 명승지와 레져 코스
'경기도', 하면 떠오르는 건 과연 무얼까? 아마도 대부분 '신도시'니, '골프장'이니 하는 것들만 떠오를 것이고, 기껏해야 '맛집' 정도로만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기야 그렇다. 대부분의 서울사람이 기왕 '레져 여행'을 즐길 바에야 도심에서 멀리 벗어난 곳에서 완벽한 해방감을 느끼길 바라는 것이 사실이고, 지방에서도 차라리 '서울 관광'을 하면 했지, 그닥 유명세를 타는 곳도 유별난 개성도 없는 경기도를 '굳이'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탓에 '경기도'는 그저 서울에서 통근거리에 있는 '시외 주거지'의 이미지로서만 굳어져가고 있는데, 그렇다고 경기도에 '정말로' 볼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며, 사실 서울과 근거리에 있고, 또 서울만큼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관계로 오히려 서울보다도 더 '유적지'의 보전이 잘 되어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 찾아보면 아기자기한 볼거리들도 그득해, 그야말로 '주말 여행지'로서는 최적의 케이스로 보여지기까지 한다. 이렇듯 '가까우면서도 먼' 경기도의 레져 코스. 이번에는 어느 정도 경시된 감이 없지 않은 경기도의 볼거리를 찾아 나서 보기로 하자. 일산의 '밤가시 초가' 일산 신도시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이미 일산 신도시 거주민들에게는 유명한 '볼거리'로서 잘 알려져 있다. 150년 이상 된 초가집의 풍경을 원형으로 보존하고 있는, 서울은 물론이고 시골 농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유적지'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인데, 총 1300여평의 면적을 보유하고, 관리동과 밤가시 초가, 민속 전시관 등으로 나뉘어져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밤가시 초가'라고 불리워지는 까닭은, 바로 150여년 된 초가가 '밤나무'로만 지어졌기에 붙은 이름으로, 여러 초가 고옥들 중에서도 희귀한 케이스로서 연구 가치 또한 있다고 보여지는 곳이다. 계절마다 모습이 달라지는 매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서부터 찾아오는 관광객들이나 학생들의 현장 학습 장소로서도 인기가 높다. 근처에 '맛집'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일산의 명소들도 많이 있어, '밤가시 초가'에서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근처의 '맛집'에서 식도락을 즐기는 형태의 레져 코스도 유행처럼 번져 나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신도시 내부에 있는 관계로 교통 관계가 편리해 찾기 힘들고 가기 힘든 레져 코스에 지친 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주의 '명성황후생가' 서적으로부터 시작해 뮤지컬, TV 드라마, 최근에는 영화화 소식까지, 현재 우리나라는 '명성황후 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웬만한 이들이라면 명성황후와 관련된 여러 매체의 '볼거리' 중 한 두가지 정도는 섭렵해 보았을 법한데, 이들의 명성황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한층 더 높여줄 만한 레져 코스가 바로 '명성황후생가' 방문이다. '명성황후생가'는 명성황후가 출생하여 8세까지 살건 집으로, 1687년 인현왕후의 아버지인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되어 당시 건물로 남아있는 것은 오직 안채 뿐이었으나, 지난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되어 새롭게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생가 옆에 '명성황후탄강구리', 즉 '명성황후가 태어난 옛 마을'이라 새겨진 비석이 세워져 있어 명성황후가 이곳에서 태어났음을 증명하고 있다. 생가 앞에는 '명성황후 기념관'이 위치해 있으며, 안에는 명성황후의 친필과 시해 시 일본인들이 사용한 일본도의 복제품, 시재장면을 재현한 영상물 등이 전시되어 있어 교육적 효과가 상당히 높다. 또한, 기념관 옆 쪽으로 총 161석의 공연장이 있어 명성황후 영상물이 상영되며, 주변에는 명성황후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예술적 감흥을 느끼며 휴식하기에도 제격이다. 용인의 '한국민속촌' 학창시절을 경험하며 적어도 한번 쯤은 다녀와 봤을 법한 곳이 바로 '한국민속촌'이다. 그 교육적/사료적 효과를 제외하고서, 오직 학창시절의 풋풋한 추억을 다시 한번 만끽해 본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다시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리라. '한국민속촌'은 1974년에 완공된 이래 수많은 '소풍', '현장 학습'의 본거지로서 활약해 왔는데, '한국민속촌'의 기본 구성은 조선시대 후기의 한 시기를 선택, 당시의 각양각색 생활상을 재현한 것이었다. 농가와 민가, 관가, 서원, 한약방, 저자거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민속 볼거리가 넘쳐나고, 99칸의 양반주택을 재현한 대토호가나 전통공방 등도 놓칠 수 없다. 또한 공연행사도 풍부해서, 절기별로 농악과 줄타기, 전통혼례식 등 다양한 퍼포먼스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고, 옥내민속전시관에서는 야외에서 전시하기 어려운 민속생활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을 위해 눈썰매장과 함께, 화산폭발을 재현한 가족공원, 인정미, 빈대떡, 파전과 재래식으로 담근 동동주 등이 나오는 장터도 마련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하루 관광 코스'로서 택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바로 이곳 '한국민속촌'일 것이다. 봄을 맞이하는 이 시기, 게으름증부터 먼저 일어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먼 곳은 피곤해서 가기 싫고, 가까운 곳은 시시해서 가기 싫다고 변명부터 늘어놓는 당신. 가까운 경기도의 이렇듯 다양한 볼거리들을 찾아, 멀지 않아 간편하고 역사적 가치도 있는 코스를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레져 감흥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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